기초과정 2

창조론의 역사를 다루고,
각 이론의 장단점을 살펴봅니다.

과학시대에 적합한 창조론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강좌 입니다.

기초과정 II (4기)과신대 기초과정 II 를 마치며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19-10-04
조회수 404


 

최성일 (신일고등학교 영어교사)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시편 8편 1절, 3~5절)

 

 

저는 작년 페북에서 과학과 신학과의 대화를 알게 된 후, 곧바로 기초과정 1과 2를 연이어 들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는 온통 '과학과 신학'과의 대화에 파묻혀 살았던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서울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지 올해 30년인데, 약 5년 전부터 아이들에게 복음을 본격적으로 전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현실적 문제들에 부딪히게 되었고, 그중 하나가 “진화론”의 문제였습니다.

 

2017년 고3 어느 수업 시간에 진화론을 비판했다가 공부 잘하는 학생들 두 명이 찾아와 항의하였고, 작년에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다가 “선생님도 그런 책 읽으세요? 그거 진화론이에요.”라는 말을 교회에 착실히 다니는 한 학생으로부터 듣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교육현장에서 진화론은 신앙을 가르는 기준이 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진화론에 대해 고민하던 중, 교회 전도사님의 설교를 통해 페북 모임을 알게 되고, 이 순간까지 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쉽지만은 않았던 기초과정 1, 2를 너무나 재밌게 듣게 된 이유는 현장에서 고민하던 바로 그 고민을 함께하는 선배님들과 동지들이 매우 많고, 또 열정 또한 매우 뜨겁다는 것, 그리고 진화론에 대하여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설명을 통해 그동안 가지고 있던 오해와 진실을 바르게 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학과 신학과의 대화' 모임을 만드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우종학 교수님,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구약학 교수이신 김근주 목사님, 장로회신학대학교 조직신학과 김정형 교수님, 서울신학대학교 조직신학과 박영식 교수님으로 이루어진 최고의 강사진으로부터 “현대 과학을 품는 창조신앙(김정형 교수)”, “성경해석과 과학(김근주 교수)”, “과학주의 무신론(박영식 교수)”, “창조론의 스펙트럼(우종학 교수)” 등의 강의를 들으며, 20명에 가까운 4기 기초과정2 참석자들은 정성껏 발제하고 뜨겁게 토론하며, 과학과 신학의 관계 회복과 바른 신앙 정립을 위해 늦은 밤까지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주교재인 <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우종학)과 <오리진>(하스마)과 과제 교재인 <창조기사 논쟁>(해밀턴), <과학이 종교를 만날 때>(이안 바버), <신 없는 사람들>(맥그라스), 참고 도서인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우종학) 등등을 읽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제도 하면서,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리처드 도킨스, 샘 해리스, 대니얼 데닛, 크리스토퍼 히친스 등의 새로운 무신론 과학자들의 논리가 여지없이 격파되는 것을 보았고, 그들의 허상을 확실히 “과학적, 신학적”으로 확인하고, 무엇이 진실인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얻었던 가장 귀중한 세 가지 진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두 가지 책이 성경과 자연이라는 것, 둘째로 이 둘은 원저자가 같으므로 모순이 있을 수 없다는 것, 셋째로 신학은 성경의 진리에 대한 영원한 근사요, 과학은 자연이라는 실재에 대한 영원한 근사라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원리를 통해 과학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고, 오히려 과학이야 말로 창조주 하나님의 무한하신 지혜와 신실함을 구체적으로 더욱 깊이 맛볼 수 있는 수단이며, 학교 현장의 아이들에게 매우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귀중한 통로임을 깨달았습니다. 신앙적으로도 성경이 제시하는 진리와 자신의 성경 해석 간의 영원한 간극이 있음을 알고, 항상 겸손해야 하며, 열린 태도를 가져야 함을 배웠습니다. 이제는 어떤 학생에게도 과학이 지겹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 매우 황홀한 공부이며, 절대로 신앙의 적이 아니라 매우 소중한 동반자임과 신앙이라는 것이 막무가내식의 권위주의적 강요가 아님을 설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과학과 신학과의 관계에 대한 역사적 고찰에서 화이트헤드의 체계적 융합론에 매료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교회와 과학이 서로 조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답답한 현재 기독교회의 숨통을 열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완전한 패러다임의 이동과 천사가 끌고 다니는 행성들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온 우주에 동일하게 작동하는 중력의 법칙으로 행성들이 움직인다는 패러다임의 이동이 수 백 년에 걸쳐 일어났듯이, 진화론도 하나님의 창조 방법임을 교회가 인정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패러다임 쉬프트를 통해서 잘못된 성경해석이 바로 잡히게 되고, 이것을 통해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기독교계의 관행들과 제도들이 사라지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생명공학의 현기증 나는 발전 속도에 비해 너무나도 느리고, 심지어 역주행하는 기독교회는 이대로 가면 복음을 전할 힘을 잃는 것은 물론 복음을 가로막는 애물단지가 될 것입니다. 지금도 이미 많은 과학자들과 과학자 지망생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으며, 심지어 어린 학생들도 비과학적이고 권위적인 교회에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지금의 기성세대는 차세대들에게 우주와 인간을 설명하는 과학도 분명히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영역이요, 하나님의 완전한 구원을 더욱 풍성하게 해 주는 또 하나의 영역임을 알려줄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최후의 질문은 “과연 인간은 무엇인가?”일 것입니다. 만일 기성세대인 우리가 하나님의 또 하나의 책인 자연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고 배척만 한다면, 우리는 차세대들에게 온전한 복음을 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과학과 신학과의 대화는 복음의 진보를 위해 사활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는 과학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장대한 계획과 사랑과 신실하심을 적극 수용하고, 그 속에 포함된 함의를 일상에 적용하여 과학기술 문명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해야합니다.

 

과학과 신학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없다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없을 것이며, 인간의 무절제한 욕심으로 인해 더 크고 근원적인 빈부격차가 생겨날 것입니다. 진화주의를 포함한 근현대의 과학주의는 가톨릭과 개신교를 망라한 기독교회에서 가장 무리 없이 인정하는 대표적 변신론가인 C.S. Lewis가 평생을 두고 싸웠던 대상입니다. 138억년에 걸친 장구한 세월 속에 깨알같이 들어박혀 있는 하나님의 인간을 향한 사랑을 우리가 최대한 있는 그대로 향유하며 후손들에게 전해주려면, 우리는 과학을 과학주의로부터 구해내고 신학을 고루한 근본주의적 문자주의에서 구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더욱 많은 분들이 과학과 신학의 대화에 참여하여 성경과 자연이라는 두 권의 책을 자세히 설명하시고 풀어주시고 융합하시는 하나님의 가르침을 듣고 배우며, 인간으로 태어난 그 즐거움을 함께 만끽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마누엘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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