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공군 기상청에서 복무하며 숫자로 표기되는 날씨가 내 일상이 되었다. 그때 놀랐던 것 중 하나는 '절기'라는 개념이 생각보다 꽤 들어맞는다는 사실이었다. 입추 즈음엔 낮은 여전히 덥지만 저녁이 선선해지고, 입동이 지나면 확연히 공기가 차가워졌다. 물론 절기가 날씨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관측하며 기록했던 했던 두 번의 사계절 동안 기후는 일정한 패턴을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여름은 이러한 패턴을 완전히 무시했다. 1994년 서울에서 열대야가 36일간 지속된 것이 최장 기록이었는데, 올해는 47일을 기록하며 이전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심지어 추석에도 폭염이 찾아왔고, 할머니께서도 "추석에 이렇게 더운 것은 처음"이라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다른 나라와 달리 이제사 우리도 우리에게 익숙했던 기후 패턴이 무너지고 있음을 모두가 알게 되었고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지구정원사 예수』는 이런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 문제를 예수의 가르침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책이다. 예수는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고 ‘돌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 책은 인간과 자연이 상호의존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창조 세계의 회복이라는 점에서, 예수님의 구원은 단지 개인의 구원에 그치지 않고 창조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사회적, 국가적 위기 앞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죄악에서 돌이켜 하나님께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의 저자이신 최광선 목사님은 북토크를 통해 기후 위기도 인간의 탐욕과 인간중심주의, 그리고 발전이라는 신화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리는 이 탐욕적인 경제 구조와 욕심, 죄악에서 돌이켜 그리스도에게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럴 때에 비로소 창조 세계도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현실로 다가온 위기를 완전히 이겨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기후 위기의 현실 앞에서 이미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과 우울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 우울감은 우리가 돌이키기엔 너무 멀리 온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감에서 비롯된 것 같다. 앞으로의 변화될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계의 전망이 지나치게 절망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신앙인들이 생태 영성을 회복하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역사하셔서 이 상황을 회복시키실 것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주위를 위로하고 섬길 것을 요청하신다. 결국, 기후 위기는 단순히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신앙 문제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습관의 개선이나 정책의 변화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창조 세계를 돌보는 데 있어 청지기로서의 책임을 더 깊이 자각해야 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선지자들이 민족적 위기 앞에서 백성들이 하나님께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회개했던 모습을 본 받아 오늘날 그리스도인들도 기후 위기 앞에서 같은 태도를 취해야 하겠다. 물론, 그건 나부터.
청소년교육팀 모임 후기
기후 위기, 돌이키기엔 이미 늦은 것은 아닐까?
글ㅣ정승화
수정비전학교 교장, 과학교사
과신대 청소년교육팀
20여 년 전, 공군 기상청에서 복무하며 숫자로 표기되는 날씨가 내 일상이 되었다. 그때 놀랐던 것 중 하나는 '절기'라는 개념이 생각보다 꽤 들어맞는다는 사실이었다. 입추 즈음엔 낮은 여전히 덥지만 저녁이 선선해지고, 입동이 지나면 확연히 공기가 차가워졌다. 물론 절기가 날씨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관측하며 기록했던 했던 두 번의 사계절 동안 기후는 일정한 패턴을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여름은 이러한 패턴을 완전히 무시했다. 1994년 서울에서 열대야가 36일간 지속된 것이 최장 기록이었는데, 올해는 47일을 기록하며 이전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심지어 추석에도 폭염이 찾아왔고, 할머니께서도 "추석에 이렇게 더운 것은 처음"이라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다른 나라와 달리 이제사 우리도 우리에게 익숙했던 기후 패턴이 무너지고 있음을 모두가 알게 되었고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한경닷컴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100186477)
『지구정원사 예수』는 이런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 문제를 예수의 가르침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책이다. 예수는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고 ‘돌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 책은 인간과 자연이 상호의존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창조 세계의 회복이라는 점에서, 예수님의 구원은 단지 개인의 구원에 그치지 않고 창조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사회적, 국가적 위기 앞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죄악에서 돌이켜 하나님께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의 저자이신 최광선 목사님은 북토크를 통해 기후 위기도 인간의 탐욕과 인간중심주의, 그리고 발전이라는 신화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리는 이 탐욕적인 경제 구조와 욕심, 죄악에서 돌이켜 그리스도에게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럴 때에 비로소 창조 세계도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현실로 다가온 위기를 완전히 이겨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기후 위기의 현실 앞에서 이미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과 우울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 우울감은 우리가 돌이키기엔 너무 멀리 온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감에서 비롯된 것 같다. 앞으로의 변화될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계의 전망이 지나치게 절망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신앙인들이 생태 영성을 회복하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역사하셔서 이 상황을 회복시키실 것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주위를 위로하고 섬길 것을 요청하신다. 결국, 기후 위기는 단순히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신앙 문제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습관의 개선이나 정책의 변화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창조 세계를 돌보는 데 있어 청지기로서의 책임을 더 깊이 자각해야 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선지자들이 민족적 위기 앞에서 백성들이 하나님께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회개했던 모습을 본 받아 오늘날 그리스도인들도 기후 위기 앞에서 같은 태도를 취해야 하겠다. 물론, 그건 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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