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아끼고 싶으신가요? (회기동 neural crest)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4-03-13
조회수 286

세월을 아끼고 싶으신가요?


글ㅣ회기동 neural crest
핵심과정 수강자


2024년 2월에 과신대 온라인 핵심과정을 수강했다. 과정을 마친 후 수강 후기 작성을 요청하시는 이메일을 받았다. 왜 나에게? 요청에 대해 거절도 못 하고 수락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로 3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결정을 더 이상 미루지 못할 시점에 문득, 이 어정쩡함을 몹시 닮은 긴 시간을 보내온 나를 발견했다. 결국 후기를 작성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2002년도에 세포생물학 분야의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한 번도 전공 영역을 벗어난 적이 없다. 석사 학위 이후 청년부에 출석했다. 청년부 공동체 지체들로부터 많은 기도의 빚을 졌다. 이후 믿음 좋은 청년과 결혼하고 박사 학위를 마쳤다. 배우자와 함께 교회학교 봉사도 시작했다. 나의 학문의 성장과 신앙의 성장은 신기하게도 발을 맞추어 나갔다. 나는 하나님을 창조주로 고백하고 그분의 통치와 섭리를 믿었다. 나의 믿음에 나의 학문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National Cancer Institute, Unsplash

오래전 일상적인 실험을 수행하던 때였다. 배발생(embryonic development) 연구를 위해 나는 닭배아를 사용했다. 그날도 어느 때와 다름없는 날이었다. 현미경으로 닭배아를 관찰하는 순간, 나는 생명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철저히 고백하게 되었다. 그리고, 창조주이신 하나님 앞에 엎드려 경배하고 아름다우신 나의 주님을 찬양하는 것 외에 내가 달리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것은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특별하고도 놀라운 은혜임을 언제나 고백한다.


이후, 교회에서 ‘자연 과학은 믿음과 함께 설 수 없다’ 라든가 ‘자연 과학자가 믿음을 갖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등의 이야기를 가끔 듣기도 했다. ‘진화와 창조 중 나는 진화를 택한다’란 고등부 교회학교 제자의 선언도 들었다. 하나님의 놀라운 특별한 은혜를 받은 나는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가운데 찔림이 있었다. 놀랍도록 특별한 은혜를 누리고 있는 내가 어떤 준비도 하지 않은 어정쩡한 자로 오랫동안 살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무엇을 준비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중 ‘과학과 신학의 대화 Q&A(IVP)’란 책을 만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과학과 신학의 대화 (과신대)’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되었고, 약 1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개강을 앞두고 급작스레 온라인 핵심과정을 수강하게 되었다. 


새롭게 생각해야 할 많은 부분들이 있었다 (특히,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안도했다.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를 바라보기만 하며 오랫동안 어정쩡하게 지내온 내가 이제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했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발걸음이 얼마나 길지 모르고, 그 발걸음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인가 아직은 다소 불명확하지만, 나의 어정쩡한 시대가 끝난 것으로 먼저 감사드린다. 나와 과거와 유사한 어정쩡한 상태에 계신 분이 계시다면, 과신대 온라인 핵심과정을 수강하시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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