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 대한 교회의 태도 (최현기)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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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모임 후기

과학에 대한 교회의 태도


글ㅣ최현기
포도나무교회 목사
과신대 목회자모임


6월 10일 월요일에 과신대 목회자 오프라인 모임이 있었다. 한 달에 한번씩 온라인으로 모였었는데, 이번에 방한하신 최종원 교수님을 모시고 강의를 들었다. 주제는 ‘과학 만능의 시대 종교의 역할’. 과학이 모든 것의 우위에 있는 시대에 기독교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태도는 무엇일까. 이 주제를, 20세기 초 미국 사회와 교회에 큰 영향을 미친 ‘우생학’(eugenics)의 역사를 통해 살펴 보았다.


우생학의 창시자인 골턴은 다윈의 사촌으로, 인간의 고유한 특성은 자라온 환경이나 경험이 아닌 타고난 생물학적 유전의 결과로 보았다. 그는 유전적으로 우수한 형질을 가진 사람들이 더 확산되어야 사회가 변화된다고 믿었다. 인간 세계에도 자연도태가 활용되어야 함을 주장한 것이다. 

이런 주장은 유럽을 넘어 미국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고, 지식인들과 지도층에 지지를 받아 다양한 형태로 사회에 확산되었다. 이 과정에 개신교도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신학적으로는 자유주의자들이 우생학을 과학의 한 발전 형태로 수용했다. 과학을 적극 수용하여 ‘우생학’이라는 과학적 방법을 통해 ‘옛사람을 버리고 새 사람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었다. 우생학이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킬 것이라는 순수한 믿음으로 행동한 것이다.

우생학의 탄생과 발전, 그 영향과 결과들을 보며, 순수한 믿음이 과학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를 갖지 못했을 때 어떤 끔찍한 결과들을 만들어 내는지를 볼 수 있었다.*


1935년 1월 1일을 기준, 미국에서 단종법을 통과시킨 28개 주(빗금)와 
통과 예정인 7개 주(검은 색)를 보여주는 지도 


* 1926년에 설립된 전미우생학회(American Eugenics Society)는 우생학을 통해 결함 있는 유전인자의 확산을 막아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선전했고, 이들의 활동은 구체적인 제도화로 연결되었다. 20세기 초반부터 38개 주의회에서 강제 불임을 하는 단종법을 통과시켰고, 그 대상에는 고아, 정신박약자, 노숙자, 중범죄자, 시각장애인 및 청각 장애인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인종적으로 우수한 혈통을 지니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국가로부터 이민을 제한하는 정책도 제시되었다.  20세기 초반 수십 년 동안 우생학은 진보 개신교, 유대교 주류 및 일부 카톨릭에서 번창했다. 그 중에서도 개신교가 가장 열정적으로 참여하였는데, 과학적 발견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기보다 인간 생활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해방할 수 있도록 과학을 적극 수용하는 것이 인도주의적이라고 받아들였다. [최종원 교수 “과학만능시대의 종교의 역할은?” 강연 자료 일부 요약]



강의 내내 나를 계속 붙들었던 문장이 있었다.

"과학적 사실을 종교와 화해 시키려는 우생학 지지 성직자들은 비과학적 주장으로 우생학을 변질시킨 사람들로 기억된다. 성직자들이 참여하게 된 미국 우생학은 이제 과학 연구를 기반으로 한 제도적인 운동에서 비제도권으로, 유사 과학으로 더욱 확산되었다."

우리가 그토록 경계하는 것이 유사과학 아닌가? 이를 통해 나는 과학과 종교를 화해시키려는 의도보다 우선되는 것은 ‘과학에 대한 교회의 태도’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그리고 유사과학을 경계하며 창조과학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에 집중하다가 우리도 같은 오류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목회자로서 내가 주장하는 있는 바를 무리하게 설명하려다가 자칫 비과학적 주장을 하게 될 수도 있음을 교훈으로 삼는다. 우선적으로 과학에 대한 태도, 과학 정보를 이해하고 다루는 법에 대해서 주의깊게 배울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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