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시대의 신앙≫책나모를 참여하고..
글ㅣ장영실(닉네임)
중고등부 담당 목사
책나모 참가자
나는 장로교 합동 교단 소속 목사로, 교회에서 청소년을 담당하고 있다. 청소년 사역을 하면서, 나는 우리 교회 청소년들이 지성과 영성의 균형을 이룬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를 바랐고 청소년들의 여러 지적 탐구를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신학의 틀 안에서 건강하게 돕고 싶었다. 그러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실존적 상황과 기독교 교리 간의 간극을 인정하고,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과 교회에서 배우는 성경을 어떻게 조화할 수 있을지 목사로서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진화론이나 AI(인공지능), 인공생명 등의 과학적 담론과 신학의 관계에 관한 청소년들의 질문에 ‘공부해야겠다’는 거룩한 부담감이 생겨나곤 했다.
그러던 중 ‘과학과신학의대화’ 라는 단체에서 ≪과학 시대의 신앙≫이라는 책으로 책나모를 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역자 장재호 교수님이 두 번에 걸쳐 온라인 Q&A를 진행해 주신다는 말에 ‘이 책 모임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책모임에 참여해야 하냐, 책은 혼자서 읽고 자기 언어로 정리하면 되지 않냐’고 혹자는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책을 되도록이면 잘 소화하여 사유하고 싶었고, 혼자 읽는 것보다 함께 읽을 때 시너지가 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다른 사람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이 책을 읽고 있는지, 이 책을 읽고 어떤 질문을 하며 교수님은 어떻게 대답하실지 궁금했다. 무엇보다 장재호 교수님은 과학신학자로서 나의 고민에 유의미한 조언을 해주실 거란 기대가 있었다.
이 책은, 내가 지금까지 갖고 있던 신학의 입장과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과학과 신앙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었다. 갈등과 분리가 아닌 ‘대화’의 입장에서, 진화, 기적, 우주, 화학, 지능 등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었다. 소화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었지만 클래스룸에서 제공한 영상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두 번의 Q&A 모임도 좋았다.
Q&A 모임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점은, 참여자들이 책 내용을 벗어나 평소 궁금했던 것들에 대하여 질문을 했는데 장재호 교수님이 형식적인 이론만이 아닌 자신의 경험과 한국교회 상황까지 잘 버무려 답해 주셨다는 점이다. 교수님에게서 마치 지역 교회 목회자 같은 마음이 느껴졌고, 한편으론 선교사의 간절함도 엿보였다. ‘과학신학’ 입장에서 한국기독교는 일종의 선교지가 아닐까.
보수적인 교단에서 신학을 공부한 나에게 이번 책나모는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일상에서의 삶과 신학의 괴리감을 어떻게 좁힐 수 있는지, 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우는 청소년에게 어떤 관점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뿌옇기만 했던 고민이 조금은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구글 클래스룸은 책을 공부하며 읽을 순 있지만 ‘함께 읽는다’는 느낌은 좀 덜 드는 것 같다. 두 번의 Q&A 모임 중 한 번 정도는 오프라인으로도 모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Kimberly Farmer, Unsplash
≪과학 시대의 신앙≫책나모를 참여하고..
글ㅣ장영실(닉네임)
중고등부 담당 목사
책나모 참가자
나는 장로교 합동 교단 소속 목사로, 교회에서 청소년을 담당하고 있다. 청소년 사역을 하면서, 나는 우리 교회 청소년들이 지성과 영성의 균형을 이룬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를 바랐고 청소년들의 여러 지적 탐구를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신학의 틀 안에서 건강하게 돕고 싶었다. 그러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실존적 상황과 기독교 교리 간의 간극을 인정하고,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과 교회에서 배우는 성경을 어떻게 조화할 수 있을지 목사로서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진화론이나 AI(인공지능), 인공생명 등의 과학적 담론과 신학의 관계에 관한 청소년들의 질문에 ‘공부해야겠다’는 거룩한 부담감이 생겨나곤 했다.
그러던 중 ‘과학과신학의대화’ 라는 단체에서 ≪과학 시대의 신앙≫이라는 책으로 책나모를 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역자 장재호 교수님이 두 번에 걸쳐 온라인 Q&A를 진행해 주신다는 말에 ‘이 책 모임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책모임에 참여해야 하냐, 책은 혼자서 읽고 자기 언어로 정리하면 되지 않냐’고 혹자는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책을 되도록이면 잘 소화하여 사유하고 싶었고, 혼자 읽는 것보다 함께 읽을 때 시너지가 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다른 사람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이 책을 읽고 있는지, 이 책을 읽고 어떤 질문을 하며 교수님은 어떻게 대답하실지 궁금했다. 무엇보다 장재호 교수님은 과학신학자로서 나의 고민에 유의미한 조언을 해주실 거란 기대가 있었다.
이 책은, 내가 지금까지 갖고 있던 신학의 입장과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과학과 신앙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었다. 갈등과 분리가 아닌 ‘대화’의 입장에서, 진화, 기적, 우주, 화학, 지능 등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었다. 소화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었지만 클래스룸에서 제공한 영상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두 번의 Q&A 모임도 좋았다.
Q&A 모임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점은, 참여자들이 책 내용을 벗어나 평소 궁금했던 것들에 대하여 질문을 했는데 장재호 교수님이 형식적인 이론만이 아닌 자신의 경험과 한국교회 상황까지 잘 버무려 답해 주셨다는 점이다. 교수님에게서 마치 지역 교회 목회자 같은 마음이 느껴졌고, 한편으론 선교사의 간절함도 엿보였다. ‘과학신학’ 입장에서 한국기독교는 일종의 선교지가 아닐까.
보수적인 교단에서 신학을 공부한 나에게 이번 책나모는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일상에서의 삶과 신학의 괴리감을 어떻게 좁힐 수 있는지, 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우는 청소년에게 어떤 관점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뿌옇기만 했던 고민이 조금은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구글 클래스룸은 책을 공부하며 읽을 순 있지만 ‘함께 읽는다’는 느낌은 좀 덜 드는 것 같다. 두 번의 Q&A 모임 중 한 번 정도는 오프라인으로도 모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Kimberly Farmer,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