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시대의 그리스도인
<기후 교회로 가는 길> 북토크 후기
글ㅣ장영실
과신대 정회원
중고등부 담당 목사
제가 기후 위기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시기는 코로나 이후였습니다. 그 이전에는 환경 오염이나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었지만,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었어요. 그러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환경 문제가 꽤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고, 지구의 아픔이 인간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이후부터 기후 위기에 관련된 책과 행사들이 많아진 것도 제가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갖게 된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기독교 내에서는 기후 위기에 관한 관심이 여전히 부족한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 세계를 돌보고 가꾸는 것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일인데도, 우리는 창조 세계에 관심을 두는 것보다 당장 눈앞에 놓인 밥벌이에 더 관심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개인 구원에 치우친 신학적 한계도 생태 회복을 소망하는 신학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고요. 그래도 기독교 내에서 간간이 기후 위기를 다루는 책이 출간되거나 행사가 열리고 있어 다행이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후 교회로 가는 길> 북토크는 저에게 참 반갑고 시의적절한 행사였습니다. ‘과신대’와 ‘바람이불어오는곳’에서 공동으로 진행한다고 하니 더 기대되었어요. ‘바람이불어오는곳’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출판사입니다. 특히 이번 북토크는 읽기 모임도 같이 진행한다고 해서 더 흥미가 갔습니다. 혼자 읽는 것보다 다른 독자들과 함께 책을 읽고 나누면 책을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책을 먼저 읽고 북토크에 참여한다면 북토크를 더 유익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보통 북토크에 가면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나 책 출간 과정에서 겪었던 일을 듣게 됩니다. 책에 미처 담아내지 못한 내용도 들을 수 있지요. 저자를 직접 만나 저자에게서 책 이야기를 들으면 글자에만 갇혀 있던 사유가 입체적으로 확장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청서에 북토크와 읽기 모임에 모두 참여하겠다고 체크해 제출했습니다.
읽기 모임은, 신청자들이 모여 정해진 기간에 책을 같이 읽고 인상 깊었던 문장과 느낀 점을 카톡 방에 올리는 방법으로 진행됐습니다. 보통 이런 인증은 부담스럽기 마련인데, 참여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주최 측에서 배려하고 고민한 게 느껴졌습니다. 분량이 짧아서 읽기에 부담이 없었고, 그래서 책을 더 꼼꼼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매일 올라오는 다른 이들의 감상을 읽으며, 내가 생각했던 부분과 무엇이 다른지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은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기후 위기를 초래하는 건설 현장이나 사회 정의를 해치는 일이 진행되는 곳, 또는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고 있는 곳으로 직접 발걸음을 옮겨 바로 그곳에서 예배 현장을 드리는 것이죠" (63p)
이 책에서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입니다. 보통 예배라고 하면, 교회에서 모여서 드리는 예배를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 예배 장소임을 상기시켜 주면서 기후 위기에 관심을 두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예배와 다르지 않음을 알려주었습니다. 하나님은 교회 안에만 계신 것이 아니기에 저자의 주장이 당연하게 느껴졌습니다. 환경, 그러니까 기후 위기에 관하여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돌아보게 했습니다.
저자의 강연도 생각할 지점을 많이 주었습니다. 저자는 ‘주체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다루면서 “인간 중심 신학 세계에서 피조 세계 중심으로 관점이 변화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후 변화가 ‘진리 사건’처럼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의 주체를 변화시켜 줄 것이라고 했는데, 인문학적 관점에서 기후 변화를 생각할 수 있어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자의 주장은 한국 개신교 지역교회 관점에서 보기에는 너무나 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무한한 존재이시기에 우리가 인간의 협소한 시야로 하나님을 재단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자가 주장했던 것처럼 우리 각자가 “경이감을 키우고 상상력을 기를 때”(72p)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더 풍성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미리 읽고 북토크에 참여하니, 마치 책 출간 과정부터 참여해 함께 해 온 느낌이었고, 영화를 시리즈로 볼 때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자에게 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땐 스타워즈 4~6편이 먼저 개봉되고 1~3편이 나중에 개봉되어 프리퀄 시리즈가 나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읽기 모임과 북토크가 모두 끝난 지금, 여운이 남아 괜스레 책을 한 번씩 더 들춰보고는 합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우리 교회는 어떻게 기후 교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앞으로도 더 고민하며 실천하고자 합니다. 좋은 시간 만들어 주신 과신대와 바람이불어오는곳에 감사드립니다.
기후 위기 시대의 그리스도인
<기후 교회로 가는 길> 북토크 후기
글ㅣ장영실
과신대 정회원
중고등부 담당 목사
제가 기후 위기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시기는 코로나 이후였습니다. 그 이전에는 환경 오염이나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었지만,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었어요. 그러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환경 문제가 꽤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고, 지구의 아픔이 인간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이후부터 기후 위기에 관련된 책과 행사들이 많아진 것도 제가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갖게 된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기독교 내에서는 기후 위기에 관한 관심이 여전히 부족한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 세계를 돌보고 가꾸는 것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일인데도, 우리는 창조 세계에 관심을 두는 것보다 당장 눈앞에 놓인 밥벌이에 더 관심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개인 구원에 치우친 신학적 한계도 생태 회복을 소망하는 신학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고요. 그래도 기독교 내에서 간간이 기후 위기를 다루는 책이 출간되거나 행사가 열리고 있어 다행이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후 교회로 가는 길> 북토크는 저에게 참 반갑고 시의적절한 행사였습니다. ‘과신대’와 ‘바람이불어오는곳’에서 공동으로 진행한다고 하니 더 기대되었어요. ‘바람이불어오는곳’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출판사입니다. 특히 이번 북토크는 읽기 모임도 같이 진행한다고 해서 더 흥미가 갔습니다. 혼자 읽는 것보다 다른 독자들과 함께 책을 읽고 나누면 책을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책을 먼저 읽고 북토크에 참여한다면 북토크를 더 유익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보통 북토크에 가면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나 책 출간 과정에서 겪었던 일을 듣게 됩니다. 책에 미처 담아내지 못한 내용도 들을 수 있지요. 저자를 직접 만나 저자에게서 책 이야기를 들으면 글자에만 갇혀 있던 사유가 입체적으로 확장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청서에 북토크와 읽기 모임에 모두 참여하겠다고 체크해 제출했습니다.
읽기 모임은, 신청자들이 모여 정해진 기간에 책을 같이 읽고 인상 깊었던 문장과 느낀 점을 카톡 방에 올리는 방법으로 진행됐습니다. 보통 이런 인증은 부담스럽기 마련인데, 참여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주최 측에서 배려하고 고민한 게 느껴졌습니다. 분량이 짧아서 읽기에 부담이 없었고, 그래서 책을 더 꼼꼼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매일 올라오는 다른 이들의 감상을 읽으며, 내가 생각했던 부분과 무엇이 다른지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은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기후 위기를 초래하는 건설 현장이나 사회 정의를 해치는 일이 진행되는 곳, 또는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고 있는 곳으로 직접 발걸음을 옮겨 바로 그곳에서 예배 현장을 드리는 것이죠" (63p)
이 책에서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입니다. 보통 예배라고 하면, 교회에서 모여서 드리는 예배를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 예배 장소임을 상기시켜 주면서 기후 위기에 관심을 두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예배와 다르지 않음을 알려주었습니다. 하나님은 교회 안에만 계신 것이 아니기에 저자의 주장이 당연하게 느껴졌습니다. 환경, 그러니까 기후 위기에 관하여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돌아보게 했습니다.
저자의 강연도 생각할 지점을 많이 주었습니다. 저자는 ‘주체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다루면서 “인간 중심 신학 세계에서 피조 세계 중심으로 관점이 변화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후 변화가 ‘진리 사건’처럼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의 주체를 변화시켜 줄 것이라고 했는데, 인문학적 관점에서 기후 변화를 생각할 수 있어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자의 주장은 한국 개신교 지역교회 관점에서 보기에는 너무나 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무한한 존재이시기에 우리가 인간의 협소한 시야로 하나님을 재단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자가 주장했던 것처럼 우리 각자가 “경이감을 키우고 상상력을 기를 때”(72p)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더 풍성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미리 읽고 북토크에 참여하니, 마치 책 출간 과정부터 참여해 함께 해 온 느낌이었고, 영화를 시리즈로 볼 때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자에게 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땐 스타워즈 4~6편이 먼저 개봉되고 1~3편이 나중에 개봉되어 프리퀄 시리즈가 나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읽기 모임과 북토크가 모두 끝난 지금, 여운이 남아 괜스레 책을 한 번씩 더 들춰보고는 합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우리 교회는 어떻게 기후 교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앞으로도 더 고민하며 실천하고자 합니다. 좋은 시간 만들어 주신 과신대와 바람이불어오는곳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