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요약] 생물학은 죽음을 무엇이라 하는가?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5-06-13
조회수 254

 생물학은 죽음을 무엇이라 하는가?

                                                                                             


강연자ㅣ이정모
펭귄각종과학관 관장



살아있는 존재는 다 죽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죽고 싶으십니까? 자연사, 사고사, 고문사, 병사 등이 있다면 어떤 죽음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자연사요? 동물원의 동물과 야생이 동물 중 누가 오래 살까요? 동물원의 동물들입니다. 야생의 동물 중 늙은 개체는 별로 없습니다. 늙기 전에 죽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야생에서의 동물들은 대부분 포식자에게 잡아먹힙니다. 최상위 포식자인 사자 등이 예외적으로 오래 살긴 합니다. 하지만 늙은 사자는 이빨이 약해서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해서 결국 굶어 죽습니다. 사자가 죽으면 그 사체를 하이에나 등이 뜯어먹습니다. 이것이 자연사입니다. 


생물학에서 죽음이란 자연의 일부입니다. 모든 동물은 태어나서 자라고 짝짓기하고 죽습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죽음을 생명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생명이 끝나는 것을 죽음이라 여깁니다. 살아있는 것은 좋은 것이고 죽는 것은 나쁜 것입니다. 


그럼 생명이란 무엇입니까?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생명이란 우선 구조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세포와 조직 등 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명이란 물질대사를 합니다. 먹고 싸고 배출합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것은 항상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명이 있는 존재는 운동하고 반응합니다. 식물도 해에 반응을 합니다. 번식과 유전을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실제로 단백질이 합니다. 따라서 생명을 정의하면 단백질이 이런 일들을 해 나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은 죽음을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을까요? 생물학은 죽음을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세포의 죽음, 개체의 죽음, 유전자의 죽음입니다. 



apotosis라는 것이 있습니다. 계획된 죽음을 말합니다. 세포가 죽는 것을 말합니다. 세포가 분자로 있다 점점 파괴되어 사라집니다. 우리 몸에서도 세포는 늘 죽습니다. 세포가 끊임없이 죽어 나감으로 우리 몸이 유지됩니다. 죽지 않는 세포가 있는데 그것은 암입니다. 우리 몸에서는 끊임없이 세포가 죽고 다시 재생됩니다. 이런 과정이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즉 죽음을 통해 생명이 유지됩니다. 

 

이것을 개체로 확대하면 어떤 개체군이 건강하려면 각각의 개체가 죽어 나가야 전체 개체군이 건강하게 유지된다고 보면 됩니다. 죽지 않으면 지구는 포화 상태가 됩니다. 



세포는 그럼 왜 죽어나가는가? 세포 자체가 죽어나가게 계획 · 설계되어 있습니다. 염색체 끝의 골무와 같은 부분이 있는데 이것을 텔로미어라고 합니다. 텔로미어는 복제를 하면서 점점 짧아집니다. 그러다 사라집니다. 이것이 노화이고 죽음입니다.  새로운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어떤 생명체가 죽어야 됩니다. 


진화는 죽음을 필요로 합니다. 진화는 기존의 개체가 사라지고 죽어야 됩니다. 기존의 개체가 사라져야 새로운 생명체가 생겨납니다. 이것을 우리는 멸종이라고 합니다. 멸종은 급격한 환경의 변화에 기인합니다. 따라서 기후변화는 멸종을 가져오고 멸종은 새로운 종의 탄생 즉 진화를 낳습니다. 이런 면에서 사라지는 것, 죽는 것은 이타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죽음은 멸종은 아닙니다. 우리는 유전자를 남깁니다. 즉 후손을 남깁니다. 


자, 그럼 물어봅시다. 인간의 죽음은 특별한가요? 인간은 죽음을 슬퍼하고 애도합니다. 하지만 동물들도 개체의 죽음을 슬퍼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죽음에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개체는 죽지만 유전자는 다음 세대로 이어집니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것은 자기 개체를 이어주려는 노력입니다. 유전자가 이기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타적 행동을 합니다. 내가 죽더라도 내 유전자가 남기 때문입니다. 개체는 죽어도 유전자는 살아납니다. 세포는 죽어도 개체가 남듯이 개체가 죽어도 유전자는 삽니다. 따라서 생명은 죽음을 통해 이어진다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나의 개체는 분해과정을 통해 다른 무엇인가의 생명으로 전환됩니다.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생물학은 죽음을 어떻게 해석할까요? 정답을 말씀드리면 생물학은 죽음을 해석하지 않습니다. 죽음의 의미를 묻지 않습니다. 그것은 생물학의 영역이 아닙니다. 그것은 종교의 영역입니다. 과학은 현실을 관찰할 뿐이지 의미를 묻지 않습니다. 과학자는 무엇을 믿지 않습니다. 저는 진화를 믿지 않습니다. 다만 받아들일 뿐입니다. 현시점에서 잠정적 답으로, 현상으로 받아들일 뿐입니다. 과학자는 진리를 믿지 않습니다. 



생물학은 죽음을 설명하고, 신학은 죽음을 해석합니다. 과학은 사실을 말하고 신학은 진실을 말합니다. 영역이 다릅니다. 각기 다른 영역에서 협력합니다. 죽음은 생명의 조건이자 완성입니다. 죽음은 생명의 요소입니다. 죽지 않으면 생명이 아닙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생명의 시작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면에서 영원한 죽음이란 것은 없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생물학은 죽음을 이해하게 하고, 신학은 죽음을 받아들이게 합니다. 


내용 요약ㅣ김양현



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