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글 ㅣ 김양현
과신뷰 편집장
개나 고양이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반려동물의 시대라고 하지만 비용도 그렇고 시간이나 쏟아야 하는 정성을 감당할 수 없어 키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길 고양이 한 마리가 제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이 녀석을 보니 주인이 있는 듯 없는 듯 정체를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무언가 비쩍 말라 있는 게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해서 사료를 사서 주기 시작했습니다. 녀석은 굶주린 듯 잘 먹곤 했습니다.

@김양현, 페이스북
아침에 집을 나갈 때면 늘 기다리고 있고, 외출 후 돌아올 때도 기다리고 있는 녀석이 참 대견하기도 하고 배고파서 그런가 싶기도 해서 먹이를 주었습니다. 그러다 이 녀석과 🐈 정이 들고 말았습니다. 인생 참 모른다더니 제가 고양이 집사 노릇을 할 줄이야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러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와의 사소한 갈등입니다. 주인 아주머니는 이 녀석이 나타나는 것이 싫은 것 같습니다. 고양이 울음소리도 싫지만 가끔 자동차 위에 올라앉아 있기도 하고, 주인 아주머니 말에 의하면 차량에 스크래치를 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급기야 고양이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되고, 하지만 이 녀석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나타나니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나를 쳐다보는 그 눈빛이 너무 애처롭습니다. 그래서 녀석을 집 밖으로 데리고 가 몰래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먹어야 해. 주인 아주머니 차 위에 올라가지 마, 알았니? 그럼 너도 쫓겨나고 나도 쫓겨날지 몰라. 약속해라 응?”
녀석이 알아들을 리 없지만 우격다짐을 했습니다. 주차장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주인 아주머니 차에 얼씬거리지 말라고. 이제 밥은 저기 밖에서 몰래 먹자고. 그래야 너도 나도 살고 주인 아주머니도 마음이 편하다고.
@Anusha Barwa,Unsplash
반려동물 천만의 시대라고 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약 600만, 반려견은 약 600만 마리, 반려묘는 약 200만 마리라고 합니다. 국민의 1/4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시대입니다.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가구나 사람이 전체 국민의 3/4이라는 말도 성립됩니다. 달리 말하면 동물권도 중요하지만, 인권도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상호 배려가 필요하고 각자의 상황에 따른 합의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기고자의 글에도 나타나듯, 반려동물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일도 쉽지 않은 과제인 것 같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대화와 상호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동물이 하나님의 선한 창조물인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과신뷰 9월호는 반려동물 천만의 시대에 따라 동물신학에 대한 신학자, 과학자, 목회자의 시선을 담았습니다. 기고해 주신 분들의 위치와 교단적 배경 혹은 신학적 의견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를 우리는 인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논의와 토론을 위해서였고, 또 하나 독자의 판단에 맡기기 위함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과 피드백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월간 과신뷰 편집장 김양현 드림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글 ㅣ 김양현
과신뷰 편집장
개나 고양이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반려동물의 시대라고 하지만 비용도 그렇고 시간이나 쏟아야 하는 정성을 감당할 수 없어 키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길 고양이 한 마리가 제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이 녀석을 보니 주인이 있는 듯 없는 듯 정체를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무언가 비쩍 말라 있는 게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해서 사료를 사서 주기 시작했습니다. 녀석은 굶주린 듯 잘 먹곤 했습니다.
@김양현, 페이스북
아침에 집을 나갈 때면 늘 기다리고 있고, 외출 후 돌아올 때도 기다리고 있는 녀석이 참 대견하기도 하고 배고파서 그런가 싶기도 해서 먹이를 주었습니다. 그러다 이 녀석과 🐈 정이 들고 말았습니다. 인생 참 모른다더니 제가 고양이 집사 노릇을 할 줄이야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러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와의 사소한 갈등입니다. 주인 아주머니는 이 녀석이 나타나는 것이 싫은 것 같습니다. 고양이 울음소리도 싫지만 가끔 자동차 위에 올라앉아 있기도 하고, 주인 아주머니 말에 의하면 차량에 스크래치를 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급기야 고양이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되고, 하지만 이 녀석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나타나니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나를 쳐다보는 그 눈빛이 너무 애처롭습니다. 그래서 녀석을 집 밖으로 데리고 가 몰래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먹어야 해. 주인 아주머니 차 위에 올라가지 마, 알았니? 그럼 너도 쫓겨나고 나도 쫓겨날지 몰라. 약속해라 응?”
녀석이 알아들을 리 없지만 우격다짐을 했습니다. 주차장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주인 아주머니 차에 얼씬거리지 말라고. 이제 밥은 저기 밖에서 몰래 먹자고. 그래야 너도 나도 살고 주인 아주머니도 마음이 편하다고.
반려동물 천만의 시대라고 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약 600만, 반려견은 약 600만 마리, 반려묘는 약 200만 마리라고 합니다. 국민의 1/4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시대입니다.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가구나 사람이 전체 국민의 3/4이라는 말도 성립됩니다. 달리 말하면 동물권도 중요하지만, 인권도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상호 배려가 필요하고 각자의 상황에 따른 합의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기고자의 글에도 나타나듯, 반려동물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일도 쉽지 않은 과제인 것 같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대화와 상호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동물이 하나님의 선한 창조물인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과신뷰 9월호는 반려동물 천만의 시대에 따라 동물신학에 대한 신학자, 과학자, 목회자의 시선을 담았습니다. 기고해 주신 분들의 위치와 교단적 배경 혹은 신학적 의견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를 우리는 인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논의와 토론을 위해서였고, 또 하나 독자의 판단에 맡기기 위함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과 피드백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월간 과신뷰 편집장 김양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