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기대해 주세요" (김양현)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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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기대해 주세요


Paul Gauguin - D'où Venons Nous, Que Sommes Nous, Où Allons Nous, 1897


화가 고갱은 자신의 작품의 제목을 이렇게 정했습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인류의 궁극적인 질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시작점인 기원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정말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그리고 어디로 갈까요?

 

이런 철학적 질문에 최근 과학은 상당한 답변을 내어 놓고 있습니다. 우주는 빅뱅이라는 대폭발에서 비롯되었고, 이후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중력의 차이로 인해 수소, 헬륨 등이 뭉쳐졌고, 초신성이 만들어졌으며, 초신성의 폭발로 인해 항성과 행성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태양계는 약 46억 년 전에 형성되었고, 지구의 시작도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생명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탄소의 우연한 결합에서 이루어졌거나, 원시 수프에서 발생했거나, 대기권 밖의 외계로부터 유입되었을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정말 생명의 시작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인간의 기원에 대한 이론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화석이나 DNA가 가리키는 것은 약 1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약 1만 명의 집단이 인류의 시초일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의식의 기원은 어떠한가? 진화의 과정일까요? 아니면 신의 특별한 부여일까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사실 과학도, 신학도 기원에 대해서 정확한 답을 내놓지는 못합니다. 기원이 있었다는 관측은 가능하나 그 원인은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이 정답이긴 합니다. 다만 과학은 이런저런 이론을 내어 놓는 중이며, 신학은 전능하신 하나님에게서 기원을 찾습니다. 실제로 이 두 가지 모두 믿음의 영역입니다. 우리는 신적 기원을 확실하게 붙들고 있습니다.



 

지난 상반기 월간 과신뷰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우주, 지구, 생명, 인간, 의식의 기원에 대하여 과학자와 신학자 한 분씩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토론했습니다. 지면의 제약과 편집의 한계로 더 깊고 풍성한 주제를 다루지는 못했으나 유의미한 시도였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편집인의 원고 청탁과 마감 압박을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좋은 글을 기고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글들을 바탕으로 장외의 신선한 토론들이 이어진 일들은 고무적입니다. 무엇보다 상당수의 목회자께서 관심을 가지고 읽어 주시고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원 시리즈가 나가는 동안 과신대 목회자 모임이 굉장히 풍성해지고 참여자가 많아졌다는 소식을 듣고 보람을 느낍니다.

 

하반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관심사를 다루려고 합니다. 기후위기에 대한 기독교적 대응, 인공지능에 대한 관점, 동물권에 대한 신학적 견해 등 실제적인 주제로 독자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월간 과신뷰는 독자 여러분 때문에 존재하고 여러분의 관심으로 유지됩니다. 많이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또 의견을 개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전히 원고를 청탁하는 일과 독촉하는 일, 편집하는 일은 어려운 과제지만 독자 여러분을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월간 과신뷰 편집인 김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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