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팀 리뷰🖋] 여름성경학교를 준비하며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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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교회의 요청으로 중등부 여름수련회 과학과 신앙 특강을 맡게 되었다. 가평이 서울 근교 가까운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네비를 찍어보니 만만치 않은 먼 거리였다. 특히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는 고단함이 있었다. 하지만 산과 계곡이 보이는 멋진 장소에서 아이들 만나는 여행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목적지에 거의 도착해서 보니 역시 멋진 계곡과 운동장이 있었고 그 주위에 높은 산이 둘러싸여 있었다. 도중에 집에 돌아가는 것이 절대 불가능한, 묘안 안정감을 주는 이 장소야말로 수련회 장소로 최적의 장소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필자도 먼 거리를 오며 다양한 감정이 느껴졌던 만큼 코로나가 끝나고 수련회를 열심히 준비해 오셨을 선생님들과 목숨보다 중요한 학원 일정을 조정해서 온 대한민국 중등부 아이들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어느새 기대가 커져 있었다.


 특강을 준비했던 과정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었다. 그동안 과신대 교사팀에서는 주일학교와 성경학교에서 활용할 교재를 만들고 있던 터라 그것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제작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우주와 신앙, 과학의 본성을 각각 집필한 정승화 선생님과 나는 오전 오후로 나누어 특강을 준비하였다.


 비록 두 부분에 불과하였지만 교재를 제작해 놓으니 주일학교 교사들이 분반공부를 할 수 있도록 사전에 교육이 가능했고, 특강 때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가 되었다. 막상 수련회에 가서 할 특강을 준비하면서는 그 더운 여름 성경학교에 와서 과학수업까지 들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재미있게 특강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퀴즈와 그룹토의, 심지어 아재개그까지 준비해 갔다.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하고 진행하려는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준비하는 과정 동안 소통했던 부장 집사님께서 가장 치밀한 준비를 해오셨던 것이다. 과신대를 익히 알고 기초과정 유튜브도 보신 부장 집사님께서는 교회에 과신대 단체를 소개하고 목사님과 부목사님께 검토와 동의를 받고 부모님들 주일학교 교사분들하고도 소통을 해오셨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중간중간 특강 내용을 물어보시고 교인들의 특징을 알려주셨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얼마나 세밀하고 조심스럽게 준비해 오셨는지 감동을 받았다.  


 첫 번째 특강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관찰과 증거를 통해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이 세상에 꼭 필요한 중요한 방법론이지만 확실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으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고, 혹은 과학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신을 과학적으로 증명해야 믿을 수 있겠다는 반론에 우리 주변에도 증명할 수는 없지만 존재하는 믿음과 같은 형태가 많고, 그것이 있기에 세상이 존재하기도, 또 세상이 유지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증명할 수 없는 믿음과 과학을 분리해서만 생각해야 하느냐, 꼭 그렇지는 않다. 행성의 운동을 정확하게 설명한 뉴턴은 그 이론이 가능하게 한 존재자가 있음을 고백했으며 믿음을 전제로 과학을 통해서 신앙을 공고히 한 사례이다. 또 보이저 1호에서 관측한 창백한 푸른 점은 우주적으로 교만할 것 없다는 차가운 결론에 그친다 하지만 신앙은 이 작고 초라한 존재를 위해 우주를 만드신 존재가 십자가 희생한다는 따뜻한 결론으로 바뀌게 하고 이는 우리의 신앙이 과학을 해야 하는 이유와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것이다.


 이어서 정승화 선생님이 하신 특강의 요점은 경이롭고 광대한 우주를 만드신 분이 하나님이라는 것과 시작과 팽창이 있는 우주로 설명하는 현대 표준 우주론은 창조 기사를 문자 그대로 이해하지 않는다면 함께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었다. 덧붙여서 그렇게 설명되는 우주는 하나님의 계속적 창조와 인과적 창조를 보여준다고 결론을 맺었다.


  오전 오후 진행된 중등부 특강이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직접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학교 현장에서 배운 것과 다르지 않은  과학 이야기를  우리의 신앙과 연결시켜본 경험이 재미있고 새로웠을 것 같다. 그리고 교재를 첫 활용한 특강이 수업 때 잘 활용된 의미도 있지만 교회에 특강을 소개하는 과정에도 활용되었고,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서도 부모님에게도 소개되고, 또 특강에 관심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데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 


  아무쪼록 신앙과 과학의 균형 잡힌 관점을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 교회와 부장 집사님께, 또 동행한 정승화 선생님께, 그리고 교재 편집을 힘써 준 사무국에게 특강 후기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 한국 교회의 많은 주일학교와 성경학교에서도 구원과 믿음을 넘어서서 과학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의  하나님의 주권을 고민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글 | 정종명

소망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으며 과신대 교사팀 팀장으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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