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오늘날 인류는 찬란한 문명사회를 이루어 가며 한편 지구 생태환경의 파괴와 함께 질병과 전쟁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연 세계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꽃과 신록으로 단장한 계절이 반복되고 있다. 고대에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 싹튼 인류 정신사를 거쳐 중세에 들어와 서구사회는 저 멀리 어딘가에 있을 에덴동산을 찾아 항해시대를 열며 급격한 변화를 거쳐 현대사회로 접어들었다.
인간의 호기심과 욕망은 과학 및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지구 표면의 90% 이상에 발자국을 남기면서 지구 생태 환경을 훼손시키고 있다. 그들은 지구를 벗어나 우주 공간에서 더 멀리로 눈을 돌려 그곳에서 생명의 존재를 찾으려는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광활한 우주 내에서 지구와 같이 아름답고 다양한 생명체가 존재하는 천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인류의 과학적 노력은 우주가 137억 년 전 빅뱅으로 시작되어 그곳에 시간, 공간, 물질, 에너지가 생겨나면서 생명의 재료가 되는 수소, 탄소, 산소를 비롯해서 100여 종의 원소가 수많은 별과 함께 생성되어 수많은 성단들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더 나아가 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는 지구는 우주 내의 수많은 천체 중 유일한 천체임을 알려주고 있다.
생명 출현 무대가 마련된 수구
우주에 있는 수많은 천체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은 매우 제한된다. 생명 출현의 여러 조건 중 물은 생명 출현에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된다. 과학자들은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있는 지구를 모델로 해서 우주 내에서 생명체가 있는 존재할 수 있는 ‘생명 가능 지대’를 제안하고 있다. 이 제안을 보면 우주 내에서 태양과 같은 항성 주위에 여러 행성들이 공전할 때 태양과의 행성 거리, 행성의 크기 등은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된다.
<생명 가능 구역을 설명하는 Habitable Zone, 태양과는 너무가까워도 멀어도 안된다>
태양계 내에서 여러 행성 중 지구는 유일하게 “생명 가능 지대' 범위에 들어가는 행성이다. 태양계의 여러 행성 중 지구는 유일하게 액체의 물이 표면을 덮고 있는 천체이며 고체로 이루어진 지구 내부에도 많은 물이 스며들어있는 행성이다. 따라서 지구(地球)라기보다는 수구(水球 : water planet)라고 불리는 것이 더욱 어울리는 천체이다.
지구는 지권, 기권, 수권 및 다양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생물권 등을 갖춘 지구계(Earth system)를 이루고 있는 행성이다. 이와 같이 지구가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큰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행성이 된 것은 태양과의 거리와 지구의 크기가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태양계에서 지구는 금성, 화성과 함께 암석질로 이루어진 지구형 행성에 속한다.
한편 태양에서 적당한 거리에 있어 표면 온도가 약 15℃로 일정하게 유지되어 액체 상태의 물이 표면의 70%를 덮고 있다. 물이 갖고 있는 여러 특성은 지구에서 생물이 출현하고 번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물은 다른 물질을 쉽게 용해하는 성질, 높은 비열, 4℃에서 밀도가 높은 것 등 여러 특징이 있는 물질이다. 물이 다른 물질을 쉽게 용해하는 성질이 있어 생물체 내에서 용이하게 산소와 영양소의 운반하도록 하여 생명이 유지되도록 한다. 물의 높은 비열은 대기와 해양에서 물 순환으로 열에너지를 분배하여 지구의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또한 물은 4℃에서 가장 무거워 고체인 얼음이 물에 뜬다. 얼음이 물보다 가벼운 것은 지구의 생명체에게는 정말 다행인 일이다. 만약 얼음이 물보다 밀도가 더 크면 영하 이하로 내려가는 지역에서 생명체가 존재하는 공간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구의 크기는 생명 존재에 다른 중요한 조건이 된다. 행성에서 생명이 출현하는 데는 물과 에너지가 함께 필요하다. 지구는 생명 출현에 필요한 에너지를 태양복사에너지와 함께 지구의 적당한 크기는 지구 내부에너지를 공급하는데 충분하다. 지구 내부에너지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발생한 열로서 지구 내부 온도는 약 6000℃가 된다. 이 지구 내부에너지는 화산, 지진, 판의 운동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 지구 내부에너지는 맨틀에 대류를 일으켜서 두께 100km 되는 10여 개의 큰 지각판을 움직인다. 지각판이 움직이면서 일어나는 화산, 지진 및 조산운동은 지구의 환경을 역동적으로 변화시켜서 다양한 생물이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지구 내부에너지로 데워진 200-300℃ 되는 열수는 지각 변동과 함께 지구에 3000여 종의 광물 생성에 관여하여 광물 성분이 생물의 출현과 공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서양 중앙 해령에서는 검은 연기와 흰 연기를 내뿜는 열수분출공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심해 열수 공 가운데 금속이 다량으로 용해된 고온의 열수를 배출해 열수와 저층 해수가 혼합될 때 금속 침전물이 형성되어 연기처럼 보인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열수공이 생명 탄생의 장소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물은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화학물질 중 하나이며 태양계에서 다른 행성, 위성 그리고 혜성에도 물이 존재하고 있다. 지구형 행성에서 수성, 금성, 화성은 크기가 지구보다 작아서 지구처럼 풍부한 물과 대기가 없다. 수성은 태양에 너무 가까워 표면 근처의 물은 모두 말랐다. 수성 옆의 금성은 초기에는 지구처럼 물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금성 표면에는 물이 거의 없고 과열된 이산화탄소가 두껍게 덮고 있다.
화성은 질량이 지구의 10분의 1 정도이나 여러 면에서 지구를 많이 닮았다. 화성은 주기가 687일이며 극지에 있는 하얀 얼음 뚜껑(빙모)이 계절에 따라 크기가 변한다. 화성은 초기에 물이 흐른 흔적이 지형 및 퇴적물로 남아 있다. 오늘날 화성의 물은 대부분 표면 아래 영구동토층 형태로 있는 것이 확인되며 깊고 따뜻한 지역에서는 지하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은 지구처럼 금속성 중심핵과 규산염 맨틀로 이루어졌고 대기와 물이 있다. 초기 화성에는 지구처럼 물과 공기가 풍부하게 있었으나 중력이 약해서 지구처럼 대기권이 형성되지 않았다. 아마도 화성은 지구보다 수백만 년 먼저 생명이 존재했었을 가능성이 있다.
지구 속 깊은 곳까지 물로 젖어 있는 수구
화성이나 달에서 많은 물의 존재가 확인될지라도 태양계에서 지구는 유일하게 많은 물이 담겨 있는 물 덩어리인 수구이다. 지구의 물을 이야기를 할 때 물이 얼마나 있는지 어떤 형태로 어디에 존재하고 또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에 대한 질문은 매우 복잡하고 아직 밝혀져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지구는 구성하는 물질에 따라 공기와 물로 이루어진 지구 표면의 유체 지구(Fluid Earth),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각을 포함한 지구 내부의 고체 지구(Solid Earth)로 구분할 수 있다. 유체 지구는 물의 바다와 공기의 대기권으로 이루어졌다. 바다는 지구의 물 중 약 96%이 담겨 있는 큰 저수지와 같은 곳이다. 나머지 약 3% 물은 빙모와 빙하를 만들고 지하수가 1%를 차지한다. 지표에 있는 모든 호수, 강, 시대, 연못의 물, 그리고 대기에 포함된 물은 지구 표면에 있는 전체 물량의 0.01%에 지나지 않는다. 생활에서 물을 아껴 써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지구에서 물은 지표 가까이에만 있지 않다. 물은 암석으로 고체 지구 내에도 담겨 있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물론 지표에서처럼 많은 물이 고여 있는 상태는 아니나 지각을 이루고 있는 현무암, 화강암, 편마암, 사암, 역암, 석회암 등 여러 종류의 암석에는 무게 대비 물이 들어있다. 한편, 화산이 활동할 때 분출물에 많은 물이 수증기 상태로 품어 나온다. 이러한 사실은 지각이나 맨틀을 이루는 암석에 물이 어느 정도 들어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고체 지구를 이루고 있는 조암광물 중 운모류, 각섬석류 등에는 물이 결정수 형태(OH기)로 광물에 들어 있으며 이런 종류의 광물을 함수 광물이라 한다. 그리고 근래에는 고온-고압 암석학 실험을 통해 지구 맨틀을 구성하는 감람석, 휘석, 석류와 같은 광물에도 작은 양의 물이 포함할 수 있을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맨틀 상부를 이루는 감람석과 휘석에는 0.01% 정도의 물이 들어 있고, 맨틀 깊이 410-660km의 전이대에서는 감람석이 물을 3% 포함할 수 있는 광물로 바뀔 수 있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지각과 맨틀의 부피를 고려하면 지구 내부에는 바다의 수십 배 이상 되는 양의 물이 스며들어가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구는 단지 표면에만 물이 담겨 있는 행성이 아니라 행성 전체가 물에 젖어 있는 물 덩어리 행성인 것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지표에서 바다, 빙하, 호수, 강 등의 물은 지구의 물 전체 중 단지 액체 상태의 물을 보고 있는 셈이다.
<달에서 지구 행성을 촬영한 푸른 지구의 사진은 인류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다. 그것은 마치 검은 공간 속에 홀로 떠있는, 마치 부서질 것 같은 연약한 천체와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칼 세이건은 지구를 창백한 푸른점(Pale blue dot)이라고 하며 적막한 우주의 한 점에불과한 터전을 지키기 위해 서로 협력할 것을 이야기했다.>
표면색을 여러 번 바꿔 온 지구
우주 나이 137억 살, 지구 나이 46억 살이다. 지구 행성은 우주가 빅뱅을 거쳐 태어난 한참 후 46억 년 전에 태어났다. 우주 공간에는 우주가 긴 시간 지내 온 흔적이 남아있다. 천문학자들은 성능이 여러 종류의 망원경과 여러 기기를 가지고 우주가 지내온 여정을 관측을 통해 밝히려 하고 있다.
지구 표면에는 지구가 생성된 후 46억 년을 지나면서 지구 행성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모든 사건이 여러 형태로 그대로 남아 있다. 지구과학자들은 지구 행성이 긴 지질시대 동안에 일어난 여러 사건의 현장을 찾아 여러 분야에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여 지구 생성 후의 지구환경의 변천사를 밝히는 연구자들이다.
지구 행성은 긴 시간 동안 태양복사에너지, 지구 내부에너지 및 물의 작용으로 화산활동, 지진, 조산운동, 판의 이동, 생물의 출현 및 번성 등, 격심한 변화를 끊임없이 거쳐 왔다. 유기체가 상태에 따라 표면의 색이 변하는 것처럼 지구는 지질시대 동안에 붉은 지구, 검은 지구, 하얀 지구, 잿빛 지구, 푸른 지구 등으로 변해왔다.
우주의 소행성들과 충돌하면서 원시 지구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초기 지구가 형성되기 5000만 전에는 지구표면이 검붉은 색을 띠고 있었을 것이다. 초기 지구가 오늘날 크기로 형성되고 5000만 년에서 1억 년 사이에는 지구 표면은 서서히 식고 화산에서 분출하는 현무암질 용암이 지각을 이루어 지구는 전체가 검은색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 후 지구 표면은 서서히 냉각되고 화산에서 분출한 막대한 수증기가 대기로 올라가고 비로 내리어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바다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1억에서 2억 년 사이로 지구는 검은 현무암이 덮고 있는 곳과 물이 고인 바다로 구분되어 파란 지구로 바뀌고 있었다.
지구 나이 2억에서 5억 년 사이에서 지구 표면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석영과 장석과 같은 무색광물을 주성분 광물로 하는 밝은색이며 현무암보다 밀도가 작은 화강암 지각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화강암은 현무암보다 밀도가 작아 더 가볍고 밝은색을 띠어,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검은색의 지각은 점점 밝은색으로 바뀌면서 지구 표면은 잿빛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지구의 나이가 37~40억 년이 되었을 때, 지구 천체는 얼음 고치 안에 담겨 있는 하얀 눈덩이 시대를 경험하게 된다. 전 지구적 빙하기는 거의 모든 생태계를 정지시켰고 지구에 풍성했던 미생물을 모두 멸종시키는 분위기였다. 그 후, 지구의 대기가 훈훈해지면서 적도를 덮고 있던 작은 얼음조각들이 수백만 년 만에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거무스름한 육지가 노출되자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하면서 지구의 기온은 빨리 올라가 지구 전체를 덮고 있던 하얀 덮개는 벗어지기 시작하였다.
지구의 나이가 40억-45억 년(오늘날) 사이에, 지구의 생물은 바다에서 육지로 상륙하면서, 지구 생태계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를 거쳐 크게 5번의 생물 대멸종이라는 사건을 지나, 오늘날의 푸른 지구로 바뀌게 되었다.
미래의 지구, 우리들의 미래
지구의 미래를 논할 때, 우리는 200만 년 또는 1,000년에는 신경 쓰지 않고, 각자의 수명 정도의 앞을 생각한다. 큰 지각 변동과 수반된 지진, 화산 등과 같은 대규모의 사건이 없다면 수 10년 정도는 별문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지구 생태환경은 계속 변할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현재 지구 생태계는 지구가 온난화하고 빙하들이 녹으면서 지구 생태계는 소리 없이 바뀌고 있다. 기후 변화는 해수면도, 비바람도, 지표면과 바닷속 생명의 분포도 변하도록 한다. 지구의 온난화 결과는 다음 100년에 걸쳐서 여러 형태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래는 지구 온난화로 창백한 푸른 지구로 바뀔까 염려가 된다. 40여 억년의 긴 시간으로 탄생한 인류의 삶터인 푸른 지구가 아름다움이 그대로 유지된 채 후손에게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 글 | 이문원 강원대 명예교수. 현재 과신대 교사팀에서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
서론
오늘날 인류는 찬란한 문명사회를 이루어 가며 한편 지구 생태환경의 파괴와 함께 질병과 전쟁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연 세계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꽃과 신록으로 단장한 계절이 반복되고 있다. 고대에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 싹튼 인류 정신사를 거쳐 중세에 들어와 서구사회는 저 멀리 어딘가에 있을 에덴동산을 찾아 항해시대를 열며 급격한 변화를 거쳐 현대사회로 접어들었다.
인간의 호기심과 욕망은 과학 및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지구 표면의 90% 이상에 발자국을 남기면서 지구 생태 환경을 훼손시키고 있다. 그들은 지구를 벗어나 우주 공간에서 더 멀리로 눈을 돌려 그곳에서 생명의 존재를 찾으려는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광활한 우주 내에서 지구와 같이 아름답고 다양한 생명체가 존재하는 천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인류의 과학적 노력은 우주가 137억 년 전 빅뱅으로 시작되어 그곳에 시간, 공간, 물질, 에너지가 생겨나면서 생명의 재료가 되는 수소, 탄소, 산소를 비롯해서 100여 종의 원소가 수많은 별과 함께 생성되어 수많은 성단들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더 나아가 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는 지구는 우주 내의 수많은 천체 중 유일한 천체임을 알려주고 있다.
생명 출현 무대가 마련된 수구
우주에 있는 수많은 천체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은 매우 제한된다. 생명 출현의 여러 조건 중 물은 생명 출현에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된다. 과학자들은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있는 지구를 모델로 해서 우주 내에서 생명체가 있는 존재할 수 있는 ‘생명 가능 지대’를 제안하고 있다. 이 제안을 보면 우주 내에서 태양과 같은 항성 주위에 여러 행성들이 공전할 때 태양과의 행성 거리, 행성의 크기 등은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된다.
<생명 가능 구역을 설명하는 Habitable Zone, 태양과는 너무가까워도 멀어도 안된다>
태양계 내에서 여러 행성 중 지구는 유일하게 “생명 가능 지대' 범위에 들어가는 행성이다. 태양계의 여러 행성 중 지구는 유일하게 액체의 물이 표면을 덮고 있는 천체이며 고체로 이루어진 지구 내부에도 많은 물이 스며들어있는 행성이다. 따라서 지구(地球)라기보다는 수구(水球 : water planet)라고 불리는 것이 더욱 어울리는 천체이다.
지구는 지권, 기권, 수권 및 다양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생물권 등을 갖춘 지구계(Earth system)를 이루고 있는 행성이다. 이와 같이 지구가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큰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행성이 된 것은 태양과의 거리와 지구의 크기가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태양계에서 지구는 금성, 화성과 함께 암석질로 이루어진 지구형 행성에 속한다.
한편 태양에서 적당한 거리에 있어 표면 온도가 약 15℃로 일정하게 유지되어 액체 상태의 물이 표면의 70%를 덮고 있다. 물이 갖고 있는 여러 특성은 지구에서 생물이 출현하고 번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물은 다른 물질을 쉽게 용해하는 성질, 높은 비열, 4℃에서 밀도가 높은 것 등 여러 특징이 있는 물질이다. 물이 다른 물질을 쉽게 용해하는 성질이 있어 생물체 내에서 용이하게 산소와 영양소의 운반하도록 하여 생명이 유지되도록 한다. 물의 높은 비열은 대기와 해양에서 물 순환으로 열에너지를 분배하여 지구의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또한 물은 4℃에서 가장 무거워 고체인 얼음이 물에 뜬다. 얼음이 물보다 가벼운 것은 지구의 생명체에게는 정말 다행인 일이다. 만약 얼음이 물보다 밀도가 더 크면 영하 이하로 내려가는 지역에서 생명체가 존재하는 공간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구의 크기는 생명 존재에 다른 중요한 조건이 된다. 행성에서 생명이 출현하는 데는 물과 에너지가 함께 필요하다. 지구는 생명 출현에 필요한 에너지를 태양복사에너지와 함께 지구의 적당한 크기는 지구 내부에너지를 공급하는데 충분하다. 지구 내부에너지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발생한 열로서 지구 내부 온도는 약 6000℃가 된다. 이 지구 내부에너지는 화산, 지진, 판의 운동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 지구 내부에너지는 맨틀에 대류를 일으켜서 두께 100km 되는 10여 개의 큰 지각판을 움직인다. 지각판이 움직이면서 일어나는 화산, 지진 및 조산운동은 지구의 환경을 역동적으로 변화시켜서 다양한 생물이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지구 내부에너지로 데워진 200-300℃ 되는 열수는 지각 변동과 함께 지구에 3000여 종의 광물 생성에 관여하여 광물 성분이 생물의 출현과 공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서양 중앙 해령에서는 검은 연기와 흰 연기를 내뿜는 열수분출공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심해 열수 공 가운데 금속이 다량으로 용해된 고온의 열수를 배출해 열수와 저층 해수가 혼합될 때 금속 침전물이 형성되어 연기처럼 보인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열수공이 생명 탄생의 장소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물은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화학물질 중 하나이며 태양계에서 다른 행성, 위성 그리고 혜성에도 물이 존재하고 있다. 지구형 행성에서 수성, 금성, 화성은 크기가 지구보다 작아서 지구처럼 풍부한 물과 대기가 없다. 수성은 태양에 너무 가까워 표면 근처의 물은 모두 말랐다. 수성 옆의 금성은 초기에는 지구처럼 물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금성 표면에는 물이 거의 없고 과열된 이산화탄소가 두껍게 덮고 있다.
화성은 질량이 지구의 10분의 1 정도이나 여러 면에서 지구를 많이 닮았다. 화성은 주기가 687일이며 극지에 있는 하얀 얼음 뚜껑(빙모)이 계절에 따라 크기가 변한다. 화성은 초기에 물이 흐른 흔적이 지형 및 퇴적물로 남아 있다. 오늘날 화성의 물은 대부분 표면 아래 영구동토층 형태로 있는 것이 확인되며 깊고 따뜻한 지역에서는 지하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은 지구처럼 금속성 중심핵과 규산염 맨틀로 이루어졌고 대기와 물이 있다. 초기 화성에는 지구처럼 물과 공기가 풍부하게 있었으나 중력이 약해서 지구처럼 대기권이 형성되지 않았다. 아마도 화성은 지구보다 수백만 년 먼저 생명이 존재했었을 가능성이 있다.
지구 속 깊은 곳까지 물로 젖어 있는 수구
화성이나 달에서 많은 물의 존재가 확인될지라도 태양계에서 지구는 유일하게 많은 물이 담겨 있는 물 덩어리인 수구이다. 지구의 물을 이야기를 할 때 물이 얼마나 있는지 어떤 형태로 어디에 존재하고 또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에 대한 질문은 매우 복잡하고 아직 밝혀져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지구는 구성하는 물질에 따라 공기와 물로 이루어진 지구 표면의 유체 지구(Fluid Earth),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각을 포함한 지구 내부의 고체 지구(Solid Earth)로 구분할 수 있다. 유체 지구는 물의 바다와 공기의 대기권으로 이루어졌다. 바다는 지구의 물 중 약 96%이 담겨 있는 큰 저수지와 같은 곳이다. 나머지 약 3% 물은 빙모와 빙하를 만들고 지하수가 1%를 차지한다. 지표에 있는 모든 호수, 강, 시대, 연못의 물, 그리고 대기에 포함된 물은 지구 표면에 있는 전체 물량의 0.01%에 지나지 않는다. 생활에서 물을 아껴 써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지구에서 물은 지표 가까이에만 있지 않다. 물은 암석으로 고체 지구 내에도 담겨 있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물론 지표에서처럼 많은 물이 고여 있는 상태는 아니나 지각을 이루고 있는 현무암, 화강암, 편마암, 사암, 역암, 석회암 등 여러 종류의 암석에는 무게 대비 물이 들어있다. 한편, 화산이 활동할 때 분출물에 많은 물이 수증기 상태로 품어 나온다. 이러한 사실은 지각이나 맨틀을 이루는 암석에 물이 어느 정도 들어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고체 지구를 이루고 있는 조암광물 중 운모류, 각섬석류 등에는 물이 결정수 형태(OH기)로 광물에 들어 있으며 이런 종류의 광물을 함수 광물이라 한다. 그리고 근래에는 고온-고압 암석학 실험을 통해 지구 맨틀을 구성하는 감람석, 휘석, 석류와 같은 광물에도 작은 양의 물이 포함할 수 있을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맨틀 상부를 이루는 감람석과 휘석에는 0.01% 정도의 물이 들어 있고, 맨틀 깊이 410-660km의 전이대에서는 감람석이 물을 3% 포함할 수 있는 광물로 바뀔 수 있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지각과 맨틀의 부피를 고려하면 지구 내부에는 바다의 수십 배 이상 되는 양의 물이 스며들어가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구는 단지 표면에만 물이 담겨 있는 행성이 아니라 행성 전체가 물에 젖어 있는 물 덩어리 행성인 것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지표에서 바다, 빙하, 호수, 강 등의 물은 지구의 물 전체 중 단지 액체 상태의 물을 보고 있는 셈이다.
<달에서 지구 행성을 촬영한 푸른 지구의 사진은 인류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다. 그것은 마치 검은 공간 속에 홀로 떠있는, 마치 부서질 것 같은 연약한 천체와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칼 세이건은 지구를 창백한 푸른점(Pale blue dot)이라고 하며 적막한 우주의 한 점에불과한 터전을 지키기 위해 서로 협력할 것을 이야기했다.>
표면색을 여러 번 바꿔 온 지구
우주 나이 137억 살, 지구 나이 46억 살이다. 지구 행성은 우주가 빅뱅을 거쳐 태어난 한참 후 46억 년 전에 태어났다. 우주 공간에는 우주가 긴 시간 지내 온 흔적이 남아있다. 천문학자들은 성능이 여러 종류의 망원경과 여러 기기를 가지고 우주가 지내온 여정을 관측을 통해 밝히려 하고 있다.
지구 표면에는 지구가 생성된 후 46억 년을 지나면서 지구 행성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모든 사건이 여러 형태로 그대로 남아 있다. 지구과학자들은 지구 행성이 긴 지질시대 동안에 일어난 여러 사건의 현장을 찾아 여러 분야에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여 지구 생성 후의 지구환경의 변천사를 밝히는 연구자들이다.
지구 행성은 긴 시간 동안 태양복사에너지, 지구 내부에너지 및 물의 작용으로 화산활동, 지진, 조산운동, 판의 이동, 생물의 출현 및 번성 등, 격심한 변화를 끊임없이 거쳐 왔다. 유기체가 상태에 따라 표면의 색이 변하는 것처럼 지구는 지질시대 동안에 붉은 지구, 검은 지구, 하얀 지구, 잿빛 지구, 푸른 지구 등으로 변해왔다.
우주의 소행성들과 충돌하면서 원시 지구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초기 지구가 형성되기 5000만 전에는 지구표면이 검붉은 색을 띠고 있었을 것이다. 초기 지구가 오늘날 크기로 형성되고 5000만 년에서 1억 년 사이에는 지구 표면은 서서히 식고 화산에서 분출하는 현무암질 용암이 지각을 이루어 지구는 전체가 검은색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 후 지구 표면은 서서히 냉각되고 화산에서 분출한 막대한 수증기가 대기로 올라가고 비로 내리어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바다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1억에서 2억 년 사이로 지구는 검은 현무암이 덮고 있는 곳과 물이 고인 바다로 구분되어 파란 지구로 바뀌고 있었다.
지구 나이 2억에서 5억 년 사이에서 지구 표면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석영과 장석과 같은 무색광물을 주성분 광물로 하는 밝은색이며 현무암보다 밀도가 작은 화강암 지각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화강암은 현무암보다 밀도가 작아 더 가볍고 밝은색을 띠어,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검은색의 지각은 점점 밝은색으로 바뀌면서 지구 표면은 잿빛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지구의 나이가 37~40억 년이 되었을 때, 지구 천체는 얼음 고치 안에 담겨 있는 하얀 눈덩이 시대를 경험하게 된다. 전 지구적 빙하기는 거의 모든 생태계를 정지시켰고 지구에 풍성했던 미생물을 모두 멸종시키는 분위기였다. 그 후, 지구의 대기가 훈훈해지면서 적도를 덮고 있던 작은 얼음조각들이 수백만 년 만에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거무스름한 육지가 노출되자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하면서 지구의 기온은 빨리 올라가 지구 전체를 덮고 있던 하얀 덮개는 벗어지기 시작하였다.
지구의 나이가 40억-45억 년(오늘날) 사이에, 지구의 생물은 바다에서 육지로 상륙하면서, 지구 생태계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를 거쳐 크게 5번의 생물 대멸종이라는 사건을 지나, 오늘날의 푸른 지구로 바뀌게 되었다.
미래의 지구, 우리들의 미래
지구의 미래를 논할 때, 우리는 200만 년 또는 1,000년에는 신경 쓰지 않고, 각자의 수명 정도의 앞을 생각한다. 큰 지각 변동과 수반된 지진, 화산 등과 같은 대규모의 사건이 없다면 수 10년 정도는 별문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지구 생태환경은 계속 변할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현재 지구 생태계는 지구가 온난화하고 빙하들이 녹으면서 지구 생태계는 소리 없이 바뀌고 있다. 기후 변화는 해수면도, 비바람도, 지표면과 바닷속 생명의 분포도 변하도록 한다. 지구의 온난화 결과는 다음 100년에 걸쳐서 여러 형태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래는 지구 온난화로 창백한 푸른 지구로 바뀔까 염려가 된다. 40여 억년의 긴 시간으로 탄생한 인류의 삶터인 푸른 지구가 아름다움이 그대로 유지된 채 후손에게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글 | 이문원
강원대 명예교수. 현재 과신대 교사팀에서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