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자유로운가?” 이 질문은 희대의 난제이다. 2,000년 넘도록 많은 천재들이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문제이다. 철학에서 질문하듯 “의지는 아낭케(ananke: 따를 수밖에 없는 것,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에 종속된 것인가?, 또한 세계는 완벽하게 결정되어 있는가?” 신학에서 질문하듯 “하나님의 섭리가 모든 사건을 규제하는가? 또는 영혼이 자유롭다면, 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어떻게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의지가 모종의 필연성에 종속된다면, 그리고 모든 사람의 행위가 하나님의 섭리로 규제되어 있다면 우리는 잘못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을까? 법을 위반한 사람의 뇌가 안와전두엽과 복내측전전두엽 부위의 장애에 의한 것이라면 그에 대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사회로부터의 격리이지 않을까? 또 가룟 유다가 예수를 배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하나님 자신의 계획이라면 그를 정죄할 수 있을까?
이처럼 ‘자유의지’라는 주제는 철학과 신학, 과학의 공통적인 관심사이자 난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기독교인(신학자)이면서 과학적 세계관에 사는 사람이라면, 또는 과학자이면서 기독교인이라면 마땅히 과학과 신학, 때로는 철학과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신학자에게 과학과의 대화는 자유의지에 대한 실증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이고 과학자에게 기독교인과의 대화는 신학적 상상력을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이며 과학자 및 신학자에게 철학과의 대화는 정교한 개념 분석과 논리적 논증 방법론을 배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11월 1일 수요일, <자유의지와 뇌 결정론>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제5회 과신대 포럼은 유의미한 시도라고 판단된다. 김성신 교수님(한양대 데이터사이언스 심리뇌과학)은 “뇌결정론에 대한 신경과학자의 관점”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뇌과학 발전의 역사와 그에 따른 성과를 짚고 뇌 과학이 자유의지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님을 밝혔다. 김남호 교수님(울산대학교 철학상담학과)은 자유의지라는 주제는 과학의 독점적 과제가 아님을 지적하면서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결정론자들과 자유론자들의 논쟁을 차례로 소개하였다.
김성신 교수님이 신경과학자의 관점에서 자유의지 논의에 접근하였다면 김남호 교수님은 철학자의 관점에서 해당 논의에 접근하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면 강연 후에는 정대경 교수님(숭실대학교 교목실)의 진행으로 대담 및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되었다. 신학자, 철학자, 과학자가 한자리에 앉은 이때에는 보다 자유로운 논의가 이루어졌는데, 예컨대 “의지의 자유를 더 세분화해서 볼 수는 없을까?”, “신경과학이 감정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면 영성 훈련에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아메카(Ameca)와 같은 인공지능과 로봇의 결합 형태는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을까?”, “몸을 떠난 의식도 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등의 문제들이 펼쳐졌다.
다소 난해한 내용이라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였지만 쉬운 설명 덕에 이해하기 수월했고 한국에 잘 소개되지 않은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교수님들의 강연도 훌륭했지만 특히 2부 대담 및 질의응답 시간은 보다 깊은 논의를 들을 수 있었기에 인상 깊었다. 바라기는 앞으로도 과신대에서 <자유의지와 뇌 결정론>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옥승헌
감리신학대학교 종교철학전공 4학년
“우리는 자유로운가?” 이 질문은 희대의 난제이다. 2,000년 넘도록 많은 천재들이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문제이다. 철학에서 질문하듯 “의지는 아낭케(ananke: 따를 수밖에 없는 것,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에 종속된 것인가?, 또한 세계는 완벽하게 결정되어 있는가?” 신학에서 질문하듯 “하나님의 섭리가 모든 사건을 규제하는가? 또는 영혼이 자유롭다면, 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어떻게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의지가 모종의 필연성에 종속된다면, 그리고 모든 사람의 행위가 하나님의 섭리로 규제되어 있다면 우리는 잘못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을까? 법을 위반한 사람의 뇌가 안와전두엽과 복내측전전두엽 부위의 장애에 의한 것이라면 그에 대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사회로부터의 격리이지 않을까? 또 가룟 유다가 예수를 배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하나님 자신의 계획이라면 그를 정죄할 수 있을까?
이처럼 ‘자유의지’라는 주제는 철학과 신학, 과학의 공통적인 관심사이자 난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기독교인(신학자)이면서 과학적 세계관에 사는 사람이라면, 또는 과학자이면서 기독교인이라면 마땅히 과학과 신학, 때로는 철학과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신학자에게 과학과의 대화는 자유의지에 대한 실증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이고 과학자에게 기독교인과의 대화는 신학적 상상력을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이며 과학자 및 신학자에게 철학과의 대화는 정교한 개념 분석과 논리적 논증 방법론을 배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11월 1일 수요일, <자유의지와 뇌 결정론>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제5회 과신대 포럼은 유의미한 시도라고 판단된다. 김성신 교수님(한양대 데이터사이언스 심리뇌과학)은 “뇌결정론에 대한 신경과학자의 관점”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뇌과학 발전의 역사와 그에 따른 성과를 짚고 뇌 과학이 자유의지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님을 밝혔다. 김남호 교수님(울산대학교 철학상담학과)은 자유의지라는 주제는 과학의 독점적 과제가 아님을 지적하면서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결정론자들과 자유론자들의 논쟁을 차례로 소개하였다.
김성신 교수님이 신경과학자의 관점에서 자유의지 논의에 접근하였다면 김남호 교수님은 철학자의 관점에서 해당 논의에 접근하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면 강연 후에는 정대경 교수님(숭실대학교 교목실)의 진행으로 대담 및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되었다. 신학자, 철학자, 과학자가 한자리에 앉은 이때에는 보다 자유로운 논의가 이루어졌는데, 예컨대 “의지의 자유를 더 세분화해서 볼 수는 없을까?”, “신경과학이 감정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면 영성 훈련에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아메카(Ameca)와 같은 인공지능과 로봇의 결합 형태는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을까?”, “몸을 떠난 의식도 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등의 문제들이 펼쳐졌다.
다소 난해한 내용이라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였지만 쉬운 설명 덕에 이해하기 수월했고 한국에 잘 소개되지 않은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교수님들의 강연도 훌륭했지만 특히 2부 대담 및 질의응답 시간은 보다 깊은 논의를 들을 수 있었기에 인상 깊었다. 바라기는 앞으로도 과신대에서 <자유의지와 뇌 결정론>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옥승헌
감리신학대학교 종교철학전공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