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신대 사람들] 팽동국 이사장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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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대 사람들 

  팽동국 이사장


어느날 갑자기 종로 사무실에 방문하신 팽동국 이사장님! 반갑습니다. 🙌


1. 안녕하세요, 팽동국 이사장님!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대학교 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로 소리에 대해서 가르치고 연구하는 팽동국입니다. 바다에서는 빛이나 전자기파가 잘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소리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예를 들면 바닷속을 운행하는 잠수함이나 선박 및 해양장비에 소리를 발생하고 듣는 장비를 많이 활용합니다. 또한 우리 몸도 소리 측면에서는 바닷물과 흡사해서 우리 몸속 장기를 영상화하거나 문제가 되는 부분을 찾아내거나 진단할 때도 활용하고, 최근에는 수술 없이 치료하는 방법에도 소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소리가 바다와 몸속에서 어떻게 전달되는지 그리고 소리를 활용해서 어떻게 정보를 얻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회는 제주성안교회 안수 집사이긴 하지만 교회에서 활동은 매우 제한되게 하고 있으며, 과신대 북클럽 및 활동, HOPE 선교회 제주지부 이사, IVF 제주지방 이사장, 그리고 캠퍼스에서 교수 신우회와 성경 모임, 그리고 외국인 유학생들과 영어성경 모임을 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2. 과신대의 시작부터 함께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셨나요?

저도 젊을 때는 창조과학 영향을 많이 받아서 여러 의문이 있었긴 했지만 창조과학적 신앙만이 성경을 제대로 믿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런 의문들에 대해서 우종학 교수를 만나서 많은 토의와 논의를 하면서 그리고 또 좋은 책들을 찾아서 혹은 추천받아 읽으면서 성경을 어떻게 읽고 해석해야 되는지를 알아 가게 되었고, 더불어 창조과학적 시각은 매우 치우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종학 교수께서 서울대 호암회관에서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과학과 신학의 대화라는 단체를 만들 계획을 얘기했는데, 너무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임용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교수가 전공 외에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렸습니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고 과신대 시작 소식과 함께 제가 이사 명단에 있더라고요. 명시적으로 제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았고 또 허락해 준 적이 없었는데요. 하하하. 그래도 제가 말리면서도 시작한다면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돕겠다고 했었기에 제주라는 섬에 있으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얼마 있다가 북클럽이 생기는 것을 보고 제주 지역에도 북클럽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페이스북에 광고를 했는데 5~6 분이 모이게 되었고 그렇게 제주에서 제 역할을 조금이나마 하게 되었는데 모이시는 분들이 참 귀한 분들이었어요. 지역 교회 다니면서 정치적으로나 설교 등에서 힘들어하던 분들이 모임에 와서 생각들을 나누다 보니 비록 한 달에 한 번 정도이지만 제게는 아주 귀한 공동체가 되었지요. 지금은 김양현 목사님이 제주 북클럽을 너무도 잘 이끌어 주시고 계시고 저도 무엇보다 우선순위를 두어 이 모임을 참석하며 공부하고 공동체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제주북클럽 모임(산악회 아님 주의🫣) @김양현 사진 제공


3.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과학과 신앙의 관계는 무엇인가요?

제 학부 전공이 지구해양과학이었고 해양학과 지구물리 등을 배우는 학과였는데 1,2학년 때 도서관에서 대륙이동설과 판게아 이론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태평양이 1년에 몇 센티미터씩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까지만 했어도 창조과학 영향이 워낙 커서 다 받아드릴 수는 없었지만 늘 창조과학 쪽 얘기를 들으면 거대한 구조나 거시적인 얘기는 부족하고 늘 진화에 대한 지엽적인 얘기나 딴지를 거는 정도라서 아쉬워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여튼 여기저기 기웃거렸지만 제가 가졌던 신앙에 바탕을 둔 가장 기본적인 생각은 자연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이 우주를 만드신 하나님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고 더 하나님의 광대하심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은 현대에서 매우 중요해져서 때론 철학이나 인문사회를 견인하는 역할을 해 오곤 했습니다. 그러나 과학은 과학으로서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사랑을 과학적으로 얘기하면 호르몬 현상으로 이해할 수는 있지요. 아이의 탄생도 과학적으로야 꽤 명백하게 과정을 알게 되었지요. 하지만 사랑과 생명의 신비는 과학으로 설명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지요. 그런 것을 신앙이 설명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게 되는 것은 그리고 아이들이 태어나는 신비에는 과학이나 확률을 넘어서는 부분이 있고 그래서 그 의미를 알아가는데 신앙이 필요한 거지요. 과학과 신앙은 그렇게 서로 또 각각의 역할이 있다고 보고, 저는 그럴 때 세상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잘 살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4. 연구하시는 분야가 소리와 파동과 관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구를 통해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를 느끼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어떻게 소리를 듣는지 귀 속 청각 기관을 배울 때, 달팽이관 내부에 어떻게 소리가 전달되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소리를 구분하는지, 그리고 소리가 작으면 어떻게 증폭을 시키며 소리가 너무 크면 어떻게 작게 진동을 시켜서 보호하게 되는지 등을 배울 때 참 놀랍지요. 그리고 어느 날 미국 음향학회 소식지를 읽고 있는데 ‘빅뱅 음향학(Big Bang Acoustics)’ 소개 글을 읽고는 창조 신비를 느껴서 지금도 수업에서 활용하기도 합니다. 학생들에게 창세기 1장 첫날에 대한 구절을 읽어주면서 빛과 소리 중 어느 것이 먼저 생겼는지를 질문합니다.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스티븐 와인버그가 쓴 ‘최초 3분’이라는 책에서 나온 내용인데 빅뱅 후 첫 30만 년 까지는 이온 전하 밀도가 너무 높아서 빛은 투과되지 않았지만 소리는 전달되었다는 거예요. 그러다가 우주가 팽창하면서 밀도가 낮아지며 빛이 투과되기 시작했고 그때는 소리가 더 이상 전달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읽고는 놀라웠습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말씀하시되 (이르시되)라는 표현이 나오니 말은 소리라고 할 수 있고 소리가 먼저 전파되었다고 얘기합니다. 물론 이건 음향학자로서 이렇게 생각하고 주장할 수 있지만 성경은 그렇게 문자로 읽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도 꼭 잊지 않고 합니다. 이렇게 소리는 우리가 엄마 뱃속에서부터 듣고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 듣지만, 여전히 정량화 시키기도 구분하기도 어렵고 모르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거기다가 요즘은 제주 남방큰돌고래 소리를 녹음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하는데 남방큰돌고래나 고래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들의 지능과 소리 등 신비한 것이 많지요. 그럴 때 우리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게 되고 하나님의 신비를 인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주 전공으로 30년 가까이 해온 연구 중 초음파로 목동맥 같은 혈관과 혈액 등을 측정하는데 적혈구들이 한 박동 주기 안에서 아주 다이내믹하게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몰려다니는 현상이 측정되었는데 이 적혈구 응집 현상 또한 너무나 큰 신비입니다. 아직 제대로 설명도 되지 않고 측정도 되지 않는 신비에 과학의 한계를 느끼기도 하고 너무나 신비한 현상이라 경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5. 과신대 이사장을 맡으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사장으로서 과신대를 어떻게 이끌어가고 싶으신가요?

사실 제가 연구하는 소리는 과학과 공학 사이라서 전통적인 진화나 유전학 같은 과신대에서 말하는 전공 분야의 과학자는 아닙니다. 더구나 역량도 뛰어나지 않아서 이사장 직을 맡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가능한 이사장 직을 다른 분이 맡아 주시기를 기대했었는데 다들 부담이 있으신지 안 맡으시는 바람에 제가 아마도 나이도 많고 해서 맡게 된 것 같습니다. 부담이 크긴 한데 제 역할은 사실 대표나 다른 이사님들을 뒤에서 일 잘 하시라고 격려하고 후원을 더 많이 받아오는 역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사실 과신대를 이끈다는 표현 자체가 이사장 직함이나 제 역량에 맞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한국교회가 성경을 제대로 읽고 해석하고 이 시대에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 온갖 비리의 온상이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신대가 성경을 어떻게 제대로 읽어야 하는지 그 근본적인 부분에 좋은 내용과 접근을 우리 한국교회에 제공할 수 있으며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이것이 이 시기 한국 기독교에 너무나 필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은 창조과학회가 돈과 권력이 있지만 20년쯤 지나면 자연스럽게 역할은 약화되고 궁극적으로 과학과 신앙을 균형 있게 바라보면서 성경을 읽고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 것이 확실해지는데 지금 우리 과신대는 비록 작은 단체이고 힘도 없고 때론 이단시되기도 하지만 미래 한국 교회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창조과학적 문자적 신앙은 전반적인 한국의 젊은 목회자들이나 어린 청년들에게는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과신대가 과학적 무신론자들에 대항해서 신앙과 성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너무도 소중한 일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길게 보면서 지치지 않고 주눅 들지 않고 가는 모임이 되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작은 역할을 감당해 보겠습니다. 


6. 월간 과신뷰를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보완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늘 흥미로운 주제로 여러 의견들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작년에 인상적인 부분은 동물신학을 다룬 호였습니다. 환경과 트랜스휴머니즘에 대한 내용을 다룬 것도 좋았고요. 최근에 과신뷰어 같은 독자 모임도 참 좋은 시작이고 잘 되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독자로 또 글로 소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글 하나 투고도 못해서 늘 미안하고 부담감만 가지고 있어서 뭐 할 말은 없습니다. 


7.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우리가 젊을 때와는 다르게 훨씬 더 많은 분야를 관심에 따라서 다양하게 접하고 알아가고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교과서를 보거나 성경과 경건 서적 정도를 읽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유튜브나 구글링, 챗지피티 등 다양하게 궁금한 것들을 알아갈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러니 저는 제대로 성경을 읽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신앙과 삶은 보수적일지라도 개교회 중심에서 벗어나 성경과 성경해석에서는 다양한 얘기를 들어가면서 자신의 신앙 세계를 구축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영적으로 암울한 이 시대에 대형교회 중심의 문제 많고 진리에서 벗어난 개교회를 벗어나 보다 성경적이며 대안적인 공동체에 속해서 함께 또 따로, 이 시대를 성경에 바탕을 두고 해석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기성세대 한 사람으로서 건전한 교회를 찾기 쉽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미안하고, 그렇지만 어둠이 짙을수록 작은 빛줄기도 더 밝게 빛나고 부패할수록 소금의 역할이 두드러지니 그렇게 주어진 환경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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