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신학, 함께 걷는 길 (김기원)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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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정 수강 후기
과학과 신학, 함께 걷는 길


글ㅣ김기원


“안녕하세요, 저는 교회에서 전도사로 섬기고 있는 김기원입니다. 
신앙과 현실, 그리고 과학의 접점에 늘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이번 강의를 듣게 되었고, 
그 감동과 배움을 함께 나누고자 이렇게 후기를 남깁니다.”


과학과 신학의 대화 기초과정 강의를 들으며,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두 학문이 서로 다른 빛을 내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흔히 과학과 신학은 대립하는 두 거인처럼 보이지만, 이 강의는 두 학문이 한 몸처럼 얽혀 인간의 지적 탐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대화”라는 과정이 단순한 양보나 타협이 아니라,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강의에서는 먼저 과학과 신학이란 두 세계의 본질을 소개하였다. 과학은 자연의 언어로 쓰인 시(詩) 같고, 신학은 인간의 영혼이 부르는 노래 같다. 과학은 자연법칙을 탐구하고 경험적 증거를 바탕으로 가설을 검증하는 학문이고, 신학은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를 탐구하며 신앙과 가치에 대한 철학적, 윤리적 해석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이 둘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가는 듯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진리를 향한 하나의 여정을 함께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과학과 신학이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영향을 주고받는 순간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역사 속에서 종교적 세계관이 과학 발전에 이바지한 순간이 있었고, 반대로 과학적 발견이 신학적 사유를 재조명한 때도 많았다. 예를 들어, 빅뱅 이론은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며 창조론과 접점을 형성했고, 진화론은 신학적 인간관을 다시 성찰하게 했다. 마치 두 개의 강줄기가 합쳐져 더 넓고 깊은 물길을 만들어내듯, 두 학문은 서로 자극하며 보다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


@Unsplash, Andrey Kukharenko


또한 현대 사회에서 과학과 신학의 대화가 왜 필요한지에 관한 논의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과학의 발전은 인류에게 놀라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동시에 인간 존재와 도덕적 가치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윤리적 문제, 환경 문제, 생명과학의 발전과 같은 중요한 주제들을 신학과 과학이 함께 논의해야 할 대상이다. 예컨대, 유전자 편집 기술이나 인공지능의 발전은 과학적 혁신일뿐만 아니라,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 존재의 본질, 도덕적 한계에 대한 신학적 질문을 동반한다.


이 강의는 오늘날 교회 공동체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 사회에서 교회가 이를 외면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며 신앙의 깊이를 더해야 한다는 점이다. 창조와 진화, 환경 문제, 생명 윤리와 같은 주제들은 단순히 이분법적 사고가 아니라, 신앙과 이성이 함께 탐구해 가야 할 영역이다. 교회는 과학적 발견을 조건 없는 수용이나 배척이 아니라, 신학적 성찰과 솔직한 대화를 통해 더욱 깊은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 그럴 때 신앙은 더욱 풍성해지고, 현대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마5:13-16)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Unsplash, Reign Abarintos

이번 강의는 마치 광대한 우주 속에서 별들이 서로의 중력을 이용해 조화로운 궤도를 유지하듯, 과학과 신학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인류의 깊은 질문에 대한 답을 모색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과학과 신학의 대화라는 이 여정은 마치 울창한 숲 속에서 서로 다른 길이 교차하고 이어지는 오솔길과 같다. 때로는 멀게 돌아가는 것 같고, 때로는 길을 잃은 듯하지만, 그 모든 길은 결국 더 깊은 진리와 만남으로 이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과 신학의 대화’는 우리로 하여금 익숙한 신앙의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걷게 만든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선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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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석주, 『장석주의 시인의 마음을 흔드는 세계 명시 100선』(서울: 북오션, 201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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