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신대 사람들] 이경용 이사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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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대 사람들 

  이경용 이사



1. 안녕하세요, 이사님!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전북 완주에 거주하고 있고, 이번 2025년부터 과신대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 이경용입니다. 응용곤충학(Applied entomology)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 벌을 20년째 연구하고 있습니다. 전주 장동교회를 출석하며 중고등부 부장 집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과학 쪽으로 일하고 있어, 중고등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나님의 창조와 과학에 대한 내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과신대는 2021년에 기초과정을 수강하면서 인연을 맺었고, 2022년부터 과신대 청소년교육팀 팀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금년부터 이사진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2. 하시는 일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겠어요?

저는 ‘연구직 공무원(농업연구관)’으로 2005년부터 ‘농촌진흥청’이라는 국가 연구기관에 임용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제 전공분야는 ‘Bee pollination (벌 화분매개)’로 농작물과 이를 수정시켜 주는 벌목 곤충(Hymenopteran)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농업에 이용하기 위한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5년 전부터는 디지털 센싱과 딥 러닝 등 ICT를 양봉에 접목하는 ‘스마트 양봉’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3. 꿀벌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요즘 Bee-pocalypse 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관심이 많은 분야인 듯 합니다. 꿀벌과 기후위기에 대하여 알려 주실 수 있으실까요?

최근에 벌이 사라지고 있다고 하죠? 사실 벌이라는 곤충은 전 세계 15만 종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벌의 중요성이라고 한다면 일반적으로 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은 꿀벌(Apis mellifera)을 비롯한 일부 곤충 종의 특징일 뿐이고 벌이라는 곤충이 중요한 이유는 생태계의 중요한 한 축인 화분(pollination service)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꽃가루받이가 되지 않으면 열매가 생기지 않기에 인류를 비롯한 동물의 먹거리가 줄어들고, 더 나아가 씨를 퍼뜨리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다른 식물종이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지요. 벌이 사라지는 원인은 아주 다양합니다. 대표적으로 기후변화, 환경오염, 농약의 오남용, 병해충의 창궐 등이 있습니다. 

이중 기후변화는 자연계에서 장기간 진화해 온 벌의 생리 시스템과 서식지의 변화를 야기시킵니다. 예를 들어 월동하는 벌의 경우는 월동을 깨기 위해서는 누적된 온도에(누적적산온도, Degree-Days) 도달해야 하는데요, 겨울이 따뜻해지면 너무 일찍 벌이 깨어나게 되고, 먹을 꽃이 없어 굶어 죽게 됩니다. 예상치 못한 한파로 인해 겨울을 나는 벌 군집이나 여왕벌이 동사할 수도 있고, 고온이나 저온의 영향으로 생식생리가 변화하게 되어 자손번식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벌들이 살아남기 위해 서식지를 이동할 경우에도 이동한 지역에 벌에 적합한 먹이원이 없어 식물과의 공생관계가 깨질 수도 있습니다. 꿀벌 응애와 노제마와 같은 병원체의 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는데 이는 꿀벌의 면역체계를 교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온으로 농작물의 병해충이 확산하면 농약의 사용량이 증가해 벌에게 피해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기후 변화는 서식지 변화, 먹이 감소, 질병 확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벌의 생존을 위협하게됩니다. 이는 벌의 먹거리와 생태계의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환경문제입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의 먹을 거리가 되리라. 또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생명이 있어 땅에 기는 모든 것에게는 내가 모든 푸른 풀을 먹을 거리로 주노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창 1:29-30)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실 때 질서있게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나는 동물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에게 푸른 풀(식물, 씨 가진 열매맺는 나무들)을 먹을거리로 주십니다. 이렇게 동물이 식물을 먹는 과정에서 화분매개자 역할을 하여 식물이 씨(또는 열매)를 맺게 합니다. 이 씨는 널리 퍼져 또 다른 식물을 만듭니다. 우리는 이러한 상호작용으로 살아갑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하시니라”(창세기 1:28)


이러한 자연을 만드신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대신하여 자연을 다스리라고 맡겨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를 사람이 하고 싶은 대로 개발하고 착취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자녀로서 마땅히 하나님이 주신 생태계를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4. 이번에 과신대 이사를 맡으셨는데요. 이사로서 과신대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이사직을 제안해 주신 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지지하며 하나님의 지혜를 과학이라는 선물로 하나씩 밝히시는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되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또한 하나님께서 이끄셨다고 생각하기에 감사히 수락하였습니다. 

저는 자라나는 학생 청소년들의 창조 신앙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은 하나님의 창조의 지혜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하나님의 선물임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자신이 아는 지식만으로 감히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 이 놀라운 하나님의 위대하신 창조세계를 과학이라는 언어를 통해 우리 청소년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이번에 발행할 청소년을 위한 교재에 적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가까운 전북 전남 충남 지역이라면 청소년 대상 강연에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과신대 청소년 캠프의 '지구와 인류를 살리는 벌 이야기' 특강에서 진행된 '뒤영벌 체험' 🐝


5. 과학을 전공한 크리스천으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하나님께서 인류를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시고 ‘자유의지’를 주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한번에 “뿅”하고 만드셨을까요? 제가 공부하는 벌만 봐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지고 있고, 인간이 상상도 하지 못할 정교한 생화학적인 메커니즘을 가지고 환경에 적응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축적하며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위대한 과정은 지금도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것은 모두 하나님의 지혜와 창조 섭리 안에 있음을 고백합니다. 이러한 창조의 지혜를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요? 바로 과학입니다. 과학을 배우면 성경 밖에 있는 하나님에 의한 선하신 자연 섭리를 알 수 있으며, 위대함을 깨달을 수 있고, 더욱 신앙이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과학은 신앙을 배척하는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을 더욱 잘 알아갈 수 있는 도구이기에 반드시 공부해야 합니다.  

기적과 같은 체험은 아니지만, 저는 벌이 꽃을 찾아가서 수분하는 그 자체만 봐도 하나님의 위대하신 섭리에 감탄합니다. 이 과정을 우리가 기계적으로 구현한다고 가정해 볼까요. 꽃을 인식해야 하는 이미지, 후각 센서, 수정이 필요한 꽃을 선택하는 학습 알고리즘, 자유로운 비행을 위한 항공역학적 메커니즘, 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제어장치와 전력, 셀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기술이 그 작은 몸에 집합되어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벌이 꽃의 위치를 인식하고 그 정보를 동료에게 알려주며, 학습한 대로 그 먼 거리를 비행합니다. 계급사회를 가지고 있는 벌도 있으며, 모성애로 아이를 위해 아파트를 지어주는 벌도 있지요. 저는 이러한 섭리를 농업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을 하게 해 주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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