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신대 우수논문상 수장자 정회수님을 소개합니다.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1-04-20
조회수 799



안녕하세요.


과학과 신학의 대화에서 마련해주신 좋은 기회를 통해 우수논문상 수상도 하고, 글로써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2016년 봄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에 입학하여 2018년 여름 기독교학 석사 과정을 마무리한 정회수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여러모로 미성숙했던 저를 이끌어주신 장정은 지도교수님, 그리고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님들과 선생님들께 진심어린 감사를 전합니다. 과정 중 만났던 많은 분들과 이화여자대학교 교정이, 하고 싶은 말들로만 가득찼던 저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아주셨습니다. 그 경험 위에 저 또한 다른 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되었고, 점차 ‘다름 너머의 하나됨’에 대한 저의 소망과 믿음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시각과 믿음이 제가 논문에 담고자 했던 마음입니다.

‘각자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리는 다가오며, 각 개인은 그러한 해방과 용서의 기쁨을 다시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담아내고 표현할 뿐, 그 경험 자체에는 그 어떤 귀중과 다름의 차이가 없다.’

이런 저의 믿음에 장정은 지도교수님께서 정신분석학의 통찰을 입혀주셨습니다. 특별히 윌프레드 비온의 ‘O’ 개념을 수용하여 멜라니 클라인의 두 자리 이론을 넘어서는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제임스 그롯슈타인의 초월적 자리는 교수님의 지도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더불어 종교에 구애받지 않는 영성과 양자역학의 통찰은 4년간 함께했던 영성 스터디의 선물입니다. 동료들과 함께 읽고 나누었기에 뉴턴물리학적 세계관을 뛰어넘는 관찰자 개입 현상 등에 담긴 과학자들의 경이로움에 함께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님들과 선생님들은 어떻게 독자를 배려하며 글 안에 제 자신을 담을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해 주셨습니다. 한 개인의 성장을 기다려주신 그 시간 덕분에 충분히 고민하고 성찰하며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인식하는 분리는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너와 나라는 혹은 나와 세계라는 그 분리가 사실은 허상일 수 있을까? 분리 너머 하나 됨에 대한 담론은 정말로 영성과 종교만의 전유물일까? 정신분석학자들은 뭐라고 말할까?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그리고 서적들을 통해 만난 상호주관성, 초월적 자리, 양자 얽힘, 관찰자 개입 현상 등은 분리 너머 하나 됨 측면에 대한 그들의 통찰이 얼마나 풍부하고 자유로운지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신분석학의 상호주관성과 양자역학의 관찰자 개입 현상을 제임스 그롯슈타인의 초월적 자리로 연결시킨 저의 논문은 어떠한 학문적 흐름과 통찰을 제안한 것이기 이전에 그들에 대한 선입관으로부터 해방된 경험으로부터 우러나온 저의 기쁨과 감사의 표현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논문을 쓰면서 ‘이것이 왜 목회상담인가’라는 질문과 가장 오래 씨름했습니다. 기독교를 넘어, 종교를 넘어, 과학자에도 진리는 동일하게 다가간다는 저의 그 믿음이, 자칫 기독교의 특정 가르침에 반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벼이 넘길 수 없었던 그 질문을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나니, 저의 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저의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설사 이것이 저 혼자만의 질문이라 하더라도, 진정한 진리는 그 한 사람의 질문에도 수백만 명의 질문에게 다가가는 것과 같이, 동일하게 다가와 주리라 저는 믿습니다.” 영성과 비영성의 경계가 깨어진 해방과 하나 됨의 경험은 뒤돌아보니 저에게는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예수님의 가르침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 자체가 저라는 존재에게 치유이자 해방이었기에 그 경험을 담은 이 논문은 저에게 목회상담입니다.

다시 한 번 좋은 기회를 통해 더 많은 분야에서 경계가 희석되고, 더 자유로운 연구 문화를 장려해 주시는 과학과 신학의 대화에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와 빛깔로 이어질 여러분의 연구에 경계와 다름 너머의 하나 됨을 바라보는 예수님의 그 따스한 시선이 언제나 깃들길 진심으로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정회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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