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책] 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 - 제임스 스미스 등 25인 저 (이신형)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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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어떻게 내 생각을 바꾸었나? 

- 신앙과 과학의 통합을 추구한 우리 시대 기독 지성 25인의 여정


글ㅣ이신형
기독교 북튜버 '믿음향기'
과신뷰 편집팀


들어가는 글

교회에서는 무조건 진화를 부정하고 창조만을 주장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꽤 많습니다. 특히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교회에서 신앙생활하다 보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진화론과 하나님의 창조 사이의 긴장을 느끼게 되면 신앙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긴장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은 그런 긴장을 의도적으로 외면합니다. 외면하지 않는 이들 중 일부는 창조과학의 길을 선택하고 진화론을 부정하기 위해 힘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일부는 진화론과 창조를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도 합니다.


몸 글

이 책은 가장 마지막의 길—진화론과 창조의 조화—을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 모음집입니다. 유명한 신학자와 목사님들로 이루어진 이 책의 저자들은 대부분 보수적인 기독교 아래에서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다고 교육을 받아 지구 나이가 6000년이라 믿었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진화론을 접하고 고민과 공부 끝에 진화론과 하나님의 창조를 조화시키는 길을 선택합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하나님의 창조와 진화론 사이의 긴장을 더 이상 느끼지 않습니다. 이들은 진화의 방법으로 아름답게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인정합니다. 그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나아갑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한 설득의 3요소인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 중에 제일 큰 힘을 갖는 것은 에토스입니다. 주목받는 신학자와 복음주의적인 목사님들로 이루어진 이 책의 저자들을 살펴보면 이 책은 에토스 측면에서 큰 설득력을 갖습니다. 보수적인 기독교 환경에서 성장해온 저자들의 진화론에 대한 숙고와 진화론과 창조를 조화시키는 길을 택한 결정은 진화론을 받아들이면 기독교가 무너진다는 창조과학자들의 주장을 뒤집습니다. 진화와 창조는 서로 대립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우리나라 기독교의 창조 과학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은 기독교를 세상으로 분리시킵니다. 이는 거룩함, 구별됨이 아닙니다. 상식적이지 않은, 설득력이 없어 보이는 집단으로 그려질 뿐입니다.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당하고 외면당할 뿐입니다. 하나님을 위해 당하는 자랑스러운 손가락질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계시하시는 자연을 외면함으로써 당하는 부끄러운 손가락질일 뿐입니다. 단지 문자주의에 빠진 아집일 뿐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온전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하나님이 계시하시는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일부만을 엿볼 뿐입니다. 하나님이 자신을 보여주시는 두 가지 창—성경과 자연—중 하나를 무시해서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더욱 부족해집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성경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의 계시를 쉽게 놓치곤 합니다. 또한 자연을 성경 속에 어거지로 끼워 넣으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실하신 하나님은 자신을 드러내신 두 가지 창을 모순되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성경과 자연은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성경을 기반으로 자연을 해석하거나 자연을 기반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 아닌, 둘을 같은 자리에 놓고 조화를 이룰 때 그 안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더 많이 느끼고 찾을 수 있습니다.


나가는 글

이 책의 저자들이 풀어놓는 자신들이 창조과학과 진화론 사이에서 고민했던 이야기들은 오늘날 진화론에 대해 외면하는 이들을 진화론과 창조가 함께하는 자리로 부릅니다. 또한 진화와 창조 사이에서 고민하던 이들에게 그런 고민이 자신만의 고민이 아니며 저렇게 유명한 사람들도 한 번씩 겪어왔던 고민이라는 것을 이야기해 줍니다. 그로 인해 진화론과 하나님의 창조 사이의 긴장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그 안에서 답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의 길에 나설 힘을 얻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바라보며, 강요된 믿음이 아닌 이 모든 것을 조화롭게 하신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묵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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