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와 이단 - 토드 우드, 대럴 포크
글ㅣ이신형
유튜브 채널 '믿음향기' 운영자
과신대 정회원
들어가는 글
최근 유신진화론을 비판하는 책으로 인해 SNS가 아주 뜨거웠습니다. 특히 대화라는 책 제목으로 인해 더 뜨거웠는데요. 과신대는 진화론을 지지하지만 열린 마음으로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사람과도 얼마든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젊은 지구 창조론자와 진화적 창조론자의 이야기를 하는 책, 바보와 이단을 펼쳤습니다.
이 책은 창세기를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는 젊은 지구 창조론자와 진화론을 받아들인 진화적 창조론자가 만나서 이야기하고 그에 대해 쓴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의 글이 번갈아가면서 나오다 보니 하나의 입장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입장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몸 글
이 글의 저자 두 사람 중 한 사람인 토드 우드는 젊은 지구 창조론자입니다. 그런데 그 배경이 대단합니다. 생화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진화생물학에 대한 전문가입니다. 분자생물학과 진화학회의 회원이기도 했습니다. 신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과학을 공부한 사람입니다. 또 다른 사람인 대럴 포크는 유전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고, 과학과 종교 간의 관계와 대화에 공헌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바이오로고스 전임 대표이자 수석 고문입니다.
토드 우드, 대럴 포크 ©calvin.edu
그런 두 명의 저자가 서로 만남을 준비하면서 하는 생각들, 그리고 각자의 배경을 이야기합니다. 서로 만남을 갖고 나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와 각자 지지하는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변호와 상대방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습니다. 각자의 주장에 대해서 강력한 증거들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모순점을 신랄하게 지적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두 사람이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요? 진화가 바르다? 아니면 6일 창조가 맞는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토드와 대럴은 서로의 대화를 통해 누가 맞고 틀리다는 의견의 일치를 내지 않습니다. 자신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할 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만남이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 그리고 이런 만남을 통해 상대방의 의견이 바뀌지 않을게 확실한 사람과의 대화도 의미가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이 책의 제목인 바보와 이단은 각각 상대방을 비하하는 표현입니다. 젊은 지구 창조론을 지지하는 과학자는 다른 과학자들에게 바보라고 손가락질 당하기 일쑤입니다. 진화적 창조론자는 다른 기독교인들에게 이단이라고 매도 당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서로 이야기를 나눌 때 바보라고 손가락질하지 않고, 이단이라고 매도하지 않습니다. 서로 한 형제자매임을 깨닫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진화와 창조에 대한 의견은 서로 다르지만, 신앙에 대한 자세는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친구로 지냅니다.
이 책에서 하는 두 저자의 만남은 골로새 포럼의 랍 배럿이 기획해서 이루어집니다. 골로새 포럼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극렬하게 대립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하는지 배우도록 후원하는 단체입니다. 골로새 포럼이 지향하는 바가 의미하는 것은 기독교 안에서도 이런저런 주제로 서로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진화와 창조 문제도 있지만, 정치적 보수와 진보도 그럴 수 있겠고요. 여성문제나 성소수자 문제도 그런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보통 우리는 그런 문제를 회피하고 눈 감아 버립니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아예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문제를 서로 터놓고 이야기하면서도 어떻게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좋은 모델을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서로를 깔보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매도하지 않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면서, 그렇게 관계가 더 깊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에서도 결국 진화와 창조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는 못합니다. 토드와 대럴은 각자 자기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결론을 내리지 않더라도 서로의 대화를 통해서 서로 어떤 부분을 염려하는지 이해하면서 그런 염려하는 부분들을 더 보완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가는 글
우리나라 기독교에서는 여전히 창조과학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화론이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하더라도 교회에서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진화론의 이야기를 교회에서 마음 편히 이야기하면서 서로 대화해가고 또 그 이면에 있는 다양한 고민들을 나누면서 정말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오면 좋겠습니다.
바보와 이단 - 토드 우드, 대럴 포크
글ㅣ이신형
유튜브 채널 '믿음향기' 운영자
과신대 정회원
들어가는 글
최근 유신진화론을 비판하는 책으로 인해 SNS가 아주 뜨거웠습니다. 특히 대화라는 책 제목으로 인해 더 뜨거웠는데요. 과신대는 진화론을 지지하지만 열린 마음으로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사람과도 얼마든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젊은 지구 창조론자와 진화적 창조론자의 이야기를 하는 책, 바보와 이단을 펼쳤습니다.
이 책은 창세기를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는 젊은 지구 창조론자와 진화론을 받아들인 진화적 창조론자가 만나서 이야기하고 그에 대해 쓴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의 글이 번갈아가면서 나오다 보니 하나의 입장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입장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몸 글
이 글의 저자 두 사람 중 한 사람인 토드 우드는 젊은 지구 창조론자입니다. 그런데 그 배경이 대단합니다. 생화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진화생물학에 대한 전문가입니다. 분자생물학과 진화학회의 회원이기도 했습니다. 신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과학을 공부한 사람입니다. 또 다른 사람인 대럴 포크는 유전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고, 과학과 종교 간의 관계와 대화에 공헌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바이오로고스 전임 대표이자 수석 고문입니다.
토드 우드, 대럴 포크 ©calvin.edu
그런 두 명의 저자가 서로 만남을 준비하면서 하는 생각들, 그리고 각자의 배경을 이야기합니다. 서로 만남을 갖고 나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와 각자 지지하는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변호와 상대방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습니다. 각자의 주장에 대해서 강력한 증거들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모순점을 신랄하게 지적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두 사람이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요? 진화가 바르다? 아니면 6일 창조가 맞는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토드와 대럴은 서로의 대화를 통해 누가 맞고 틀리다는 의견의 일치를 내지 않습니다. 자신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할 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만남이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 그리고 이런 만남을 통해 상대방의 의견이 바뀌지 않을게 확실한 사람과의 대화도 의미가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이 책의 제목인 바보와 이단은 각각 상대방을 비하하는 표현입니다. 젊은 지구 창조론을 지지하는 과학자는 다른 과학자들에게 바보라고 손가락질 당하기 일쑤입니다. 진화적 창조론자는 다른 기독교인들에게 이단이라고 매도 당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서로 이야기를 나눌 때 바보라고 손가락질하지 않고, 이단이라고 매도하지 않습니다. 서로 한 형제자매임을 깨닫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진화와 창조에 대한 의견은 서로 다르지만, 신앙에 대한 자세는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친구로 지냅니다.
이 책에서 하는 두 저자의 만남은 골로새 포럼의 랍 배럿이 기획해서 이루어집니다. 골로새 포럼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극렬하게 대립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하는지 배우도록 후원하는 단체입니다. 골로새 포럼이 지향하는 바가 의미하는 것은 기독교 안에서도 이런저런 주제로 서로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진화와 창조 문제도 있지만, 정치적 보수와 진보도 그럴 수 있겠고요. 여성문제나 성소수자 문제도 그런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보통 우리는 그런 문제를 회피하고 눈 감아 버립니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아예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문제를 서로 터놓고 이야기하면서도 어떻게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좋은 모델을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서로를 깔보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매도하지 않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면서, 그렇게 관계가 더 깊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에서도 결국 진화와 창조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는 못합니다. 토드와 대럴은 각자 자기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결론을 내리지 않더라도 서로의 대화를 통해서 서로 어떤 부분을 염려하는지 이해하면서 그런 염려하는 부분들을 더 보완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가는 글
우리나라 기독교에서는 여전히 창조과학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화론이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하더라도 교회에서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진화론의 이야기를 교회에서 마음 편히 이야기하면서 서로 대화해가고 또 그 이면에 있는 다양한 고민들을 나누면서 정말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