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기사논쟁

과학과 신학의 대화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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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P. 해밀턴 외 | 창조기사논쟁 | 최정호 옮김

새물결플러스 | 2016. 3. 20 | 510쪽 | 23,000원

 

 

다가오는 시간에도 하나님이 당신의 교회인 우리가 당신의 말씀에 담긴 진리를 더욱 잘 이해하도록 우리를 이끄실 것이라고 믿기에, 나는 이 대화가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 p. 493

 

이 책을 처음 집어 들었을 때, ‘또 창조 논쟁이야? 과학과 신학 얘기는 창조 빼면 할 얘기가 없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의 생각이 얼마나 교만한 생각이었는지를 알게 되어 부끄러웠다. 이 책은 창조만 다룬 책이 아니며, 설사 창조만 다룬 책이라고 하더라도 마치 내가 창조에 대해서는 더 알 것이 없다는 듯이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창피했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5명의 신학자들-리처드 E. 에이버 백, 토드 S. 비일, C. 존 콜린스, 트렘퍼 롱맨, 존 H. 월튼-이 ‘창세기 1-2장을 해석하는 5가지 관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1부의 특별한 점은 한 저자의 글에 대해 나머지 4명이 논평을 하는 방식으로 엮어졌다는 것이다. 5명은 각각 ‘문학적으로 본 “날”’, ‘상호텍스트성과 배경’, ‘문자적 해석’, ‘문맥에 따른 해석:유비적 “날들”’, ‘창세기 1-2장이 주는 교훈(혹은 교훈이 아닌 것)’, ‘고대 우주론을 반영하는 창세기 1장’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들은 창세기 1-2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해당 본문만을 사용하지 않는다. 구약과 신약 전반을 아울러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 논평을 하는 사람들은 흑백논리식의 무조건 찬성이나 무조건 반대를 하지 않는다. 어떤 부분에 대해 왜 동의하고, 어떤 부분은 왜 동의하지 않는지 근거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건전한 논평을 읽으며, 나는 그동안 얼마나 흑백논리에 갇혀 있었던가를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새로운 것 하나를 알게 되면, 과거에 알던 것들은 모두 거짓이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될 때마다 혼란에 빠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처럼 다른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는 학자들을 보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부에서는 오늘날의 창세기 읽기에 대해 다루고 있다. ‘기독교 대학에서 창세기 1장 가르치기’, ‘풀리지 않는 주요 질문들 : 복음주의자들과 창세기 1-2장’이라는 제목으로 두 명의 저자가 각 챕터를 다루고 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창세기 1-2장에 대한 논쟁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끝나지 않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것만이 진리라고 생각하여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다. 케네스 J. 터너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만약 학생이 누군가와 사귀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면 어떻게 할 거죠? 그와 헤어질 건가요? 만약 학생이 출석하는 교회 목사님이 다른 견해를 보인다면 어떻게 하죠? 교회를 떠날 건가요? 칠판에 적힌 이런 견해 중에서 어느 지점까지 허용할 건가요? 이를 테면 이렇게 말하는 거죠. ‘만약 당신이 이 선을 넘는다면, 나는 성서에 대한 네 판단이나 충실성에 의문을 제기할 거야. 아니면 네 구원까지도 의심할 테야!’ 어떻게 생각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창조기사논쟁]은 단순히 창세기의 해석에 관한 논쟁이 아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겸손한 자세를 배우게 된다. 성서를 대하는 자세를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배우게 된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용어들이 많이 나와 읽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이런 책은 전문가들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읽었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지만, 그래도 이런 노력 하나하나가 나를 바꾸고 내 주변을 바꾼다고 믿는다.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은, 그동안 ‘문자적으로 읽기’가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오해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문자적’이라는 말 하나를 가지고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분분하다는 것을 알았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을 통하여 다시 한번 성경의 무오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단어 하나하나를 허투루 넘기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조금은 어려운 책이지만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가 추구하는 ‘사랑’에 모두들 한 발자국씩 가까워지지 않을까.

 

 

글_ 이혜련 (1221hanna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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