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신Q
유신 진화 바르게 이해하기, 둘째 질문:
과학적 설명인가, 신학적 설명인가?
글ㅣ우종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과신대 아카데미 대표
유신 진화가 과연 반기독교적이고 창조론을 파괴하는 개념인지 고찰하기 위해서 질문을 던지고 살펴보는 두번째 글입니다. 지난 번 글을 통해서 유신 진화는 궁극적으로 진화가 신의 창조인지 아닌지를 다루다는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은 유신 진화 개념의 성격을 다룹니다. 유신 진화가 과학적인 설명인지 혹은 신학적 설명인지 생각해 봅시다.
과학적 설명 vs. 신학적 설명
지난 글에서 다루었듯이, 유신 진화(theistic evolution)라는 말은 생물의 종이 점진적으로 변해왔다는 ‘진화’라는 과학적 설명이 19세기에 새롭게 등장하면서 그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반응으로 나왔습니다. 과학으로 밝혀진 진화를 만물을 창조한 하나님이 다양한 생물의 종들을 만드는 방법이었다고 보는 입장이 유신 진화입니다.
유신 진화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두번째 질문입니다. 유신 진화는 과학적 설명인가요? 아니면 신학적 설명인가요? 당연히 신학적 설명입니다. 진화는 과학적 개념입니다. 수십 억년 전 지구 초기와 달리 긴 역사가 흘러가면서 생물의 종이 매우 다양해졌다는 개념이 진화입니다. 종의 다양성이 증가했음은 지질학적, 생물학적 증거들이 잘 보여줍니다. 진화는 생물종들이 공통조상에서 분화되어 나왔다고 보는 과학적 관점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지구의 역사가 흘러가면서 새로운 종들이 갑자기 마술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종에서 분화되어 나옵니다. 최근 유전학을 통해 종과 종 사이의 연결고리가 정량적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진화를 신의 창조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신학적 해석이 바로 유신 진화입니다. 과학이 밝힌 진화가 어떻게 신의 창조일 수 있는지를 신학적으로 설명하는 입장을 유신 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조과학자들은 theistic evolution을 ‘유신론적 진화론’이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 의미에 합당한 번역은 아닙니다. 최소한 그에 대응하는 영어 표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본 뜻에 충실하게 신적 진화, 유신 진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창조과학자들이나 과신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마치 유신론적 진화론이라는 어떤 이론이 있다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진화론이라는 과학과 어떤 이단적 신학을 합쳐서 만들어낸 느낌을 주는 유신론적 진화론은 그래서 진화론 자체보다 더 나쁘다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사진: Unsplash의Braňo
과학과 신학 – 범주의 구분
이런 오해를 풀려면 과학적 설명과 신학적 설명의 범주가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유신 진화는 과학의 범주와 신학의 범주를 연결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순전히 과학적 설명으로 볼 수도 없고 순전히 신학적 설명으로 볼 수도 없습니다. 유신 진화는 과학에 대한 신학적 해석이기 때문입니다. 두 부류의 오해를 살펴봅시다.
첫번째 부류는 진화론 자체를 무신론으로 오해하는 사람들 입니다. 생물진화나 우주진화를 다루는 진화론(진화과학)은 그 자체가 무신론은 아닙니다. 다만 무신론자들이 생물진화론이나 빅뱅우주론을 무기로 삼아 무신론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주장한다고 해서 과학이 무신론이 되지는 않습니다. 과학은 그저 자연현상의 작동원리에 대한 설명일 뿐입니다.
과학과 신학이 서로 다른 범주를 다룬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유신 진화도 과학적 설명이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진화론을 무신론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무신론인 과학에 유신(신적 theistic)이라는 형용사를 붙일 수 있냐며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오류의 핵심은 과학을 무신론으로 오판한 점입니다.
두번째 부류는 유신 진화를 과학적 설명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입니다. 무신론자들도 유신 진화를 비판합니다. 과학은 과학이고 진화는 진화일 뿐인데, 엉뚱하게 신을 갖다 붙인다고 비판합니다. 유신 양자론이나 유신 중력론이 없듯이 유신 진화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유신 진화라는 개념이 과학적 설명이 아니라는 점을 놓치고 있습니다. 창조주를 믿는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선 과학을 신학적으로 이해하는 일이 당연합니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일은 지구의 중력 때문입니다. 뉴턴의 중력이론이 잘 설명해 줍니다. 하지만 뉴턴의 중력론을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중력을 섭리하신다고 믿습니다. 진화도 그렇습니다. 생물종의 다양성은 진화론이 잘 설명해 줍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창조주인 하나님이 진화를 사용하신다고 믿고 고백합니다. 유신 진화는 과학적 설명이 아니라 과학에 대한 신학적 해석입니다.

사진: Unsplash의Muha Ajjan
중력이라는 개념이 처음 나왔을 때 이신론의 논쟁이 있었습니다. 지구의 중력에 의해서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고, 지구의 중력에 의해서 달이 한달에 한번 지구 주위를 공전하고 모든 천체의 운동이 중력에 의해 움직인다면 하나님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근대과학 이전까지 신이 자연계에 직접 개입하여 자연현상의 원인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신들이 해와 달을 동에서 서로 실어 나른다고 보았던 고대 그리스의 우주관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뉴턴의 중력론은 하나님을 자연세계 밖으로 밀어내고 자연이 스스로 자연법칙에 따라 운행한다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이런 개념을 이신론(deism)이라고 합니다. 시계공이 시계를 만들어 놓고 사망해도 시계는 잘 작동하듯이 신이 만물을 창조했지만 자연은 신 없이 자율적으로 움직인다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신이 무용하거나 게으르거나 혹은 필요할 때만 지구를 방문해서 자연법칙을 깨고 기적을 만들어낸다는 식의 설명은 창조주 하나님의 대한 설명으로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이러한 논란은 현대의 관점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자연법칙은 하나님 없이 자연이 스스로 작동하는 원리가 아니라 하나님이 자연을 섭리하는 통치방식입니다. 하나님은 자연법칙이 작동하지 않을 때만 일하시는 것이 아니라 자연법칙 전체를 사용하십니다. 이것이 창조교리 중의 하나인 계속적 창조(creatio continua)의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그대로 진화에도 적용됩니다. 유신 진화는 과학적 개념이 아닙니다. 중력이 신 없이 일어나는 현상인지 혹은 신의 통치 행위인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신 중력이라는 말은 과학적으로 어불성설입니다. 하지만 신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중력을 신의 통치방식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신 중력이라는 개념이 가능합니다. 신학의 범주에서 신학적 설명으로 말입니다. 유신 진화도 같은 맥락입니다. 진화라는 과학을 신학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이 유신 진화입니다. 즉 유신 진화는 과학적 설명이 아니라 신학적 설명입니다.

사진: Unsplash의Aaron Burden
진화에 대한 수용
진화론을 수용해서 창조론을 파괴하고 이단적 사상을 만들어냈다고 비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오류의 핵심에는 진화론이 창조론을 파괴했다는 오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구 6천년 설이 파괴된다고 해서 혹은 창조의 역사가 138억년 이라고 해서 창조론이 파괴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창조과학자들이 주장해왔던 고정된 생물의 종, 그리고 불변하는 지구와 우주, 지구 6천년 설의 고대창조론이 위협을 받을 뿐입니다.
과신대는 과학과 신학을 섞어서 짬뽕을 만드려는 단체는 아닙니다. 다양한 신학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단체 내에 존재하지만 과신대의 기본적인 전제는 과학과 신학의 범주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과학은 과학의 영역으로, 즉 진화는 과학의 방법론으로 연구하고 비판해야 합니다. 진화에 대한 해석은 신학의 영역에서 신학적 방법론으로 연구하고 비판해야 합니다. 이 둘을 잘못 섞으면 창조과학처럼 괴물이 탄생하게 됩니다.
과신대는 과학의 결과에 대해 신학적으로 숙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것을 대화라고 부릅니다. 유신 진화는 진화라는 과학을 그리스도인들이 신학적으로 수용하고 해석하려고 노력하는 입장입니다. 이런 유신 진화가 반기독교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지구 6천년 설을 믿고 생물 종은 변할 수 없도록 창조되었다며 진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고대창조론을 고수하기 위해 신실한 과학자나 신학자를 공격합니다. 그 흐름에 일반 교인들이 호도 되는 일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사진: Unsplash의Harli Marten
생각할 문제
1. 산에서 길을 잃어 헤매다가 허기가 졌습니다. 먹을 것이 하나도 없어서 몸에 점점 힘이 빠지는데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졌습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은 뉴턴의 중력이론으로 잘 설명됩니다. 하지만 이 사과가 나에게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라고 해석하는 일은 잘못된 일일까요?
2. 엄마, 아빠로부터 온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여 수정란이 되고, 이 수정란이 자궁에서 발생하여 10개월 정도 지나면 아기가 태어납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신 방법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 자연법칙을 사용하거나 10개월이라는 시간적 과정을 사용하거나 과학적 방법으로는 창조주가 검출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사람을 창조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과신Q
유신 진화 바르게 이해하기, 둘째 질문:
과학적 설명인가, 신학적 설명인가?
글ㅣ우종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과신대 아카데미 대표
유신 진화가 과연 반기독교적이고 창조론을 파괴하는 개념인지 고찰하기 위해서 질문을 던지고 살펴보는 두번째 글입니다. 지난 번 글을 통해서 유신 진화는 궁극적으로 진화가 신의 창조인지 아닌지를 다루다는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은 유신 진화 개념의 성격을 다룹니다. 유신 진화가 과학적인 설명인지 혹은 신학적 설명인지 생각해 봅시다.
과학적 설명 vs. 신학적 설명
지난 글에서 다루었듯이, 유신 진화(theistic evolution)라는 말은 생물의 종이 점진적으로 변해왔다는 ‘진화’라는 과학적 설명이 19세기에 새롭게 등장하면서 그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반응으로 나왔습니다. 과학으로 밝혀진 진화를 만물을 창조한 하나님이 다양한 생물의 종들을 만드는 방법이었다고 보는 입장이 유신 진화입니다.
유신 진화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두번째 질문입니다. 유신 진화는 과학적 설명인가요? 아니면 신학적 설명인가요? 당연히 신학적 설명입니다. 진화는 과학적 개념입니다. 수십 억년 전 지구 초기와 달리 긴 역사가 흘러가면서 생물의 종이 매우 다양해졌다는 개념이 진화입니다. 종의 다양성이 증가했음은 지질학적, 생물학적 증거들이 잘 보여줍니다. 진화는 생물종들이 공통조상에서 분화되어 나왔다고 보는 과학적 관점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지구의 역사가 흘러가면서 새로운 종들이 갑자기 마술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종에서 분화되어 나옵니다. 최근 유전학을 통해 종과 종 사이의 연결고리가 정량적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진화를 신의 창조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신학적 해석이 바로 유신 진화입니다. 과학이 밝힌 진화가 어떻게 신의 창조일 수 있는지를 신학적으로 설명하는 입장을 유신 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조과학자들은 theistic evolution을 ‘유신론적 진화론’이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 의미에 합당한 번역은 아닙니다. 최소한 그에 대응하는 영어 표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본 뜻에 충실하게 신적 진화, 유신 진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창조과학자들이나 과신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마치 유신론적 진화론이라는 어떤 이론이 있다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진화론이라는 과학과 어떤 이단적 신학을 합쳐서 만들어낸 느낌을 주는 유신론적 진화론은 그래서 진화론 자체보다 더 나쁘다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사진: Unsplash의Braňo
과학과 신학 – 범주의 구분
이런 오해를 풀려면 과학적 설명과 신학적 설명의 범주가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유신 진화는 과학의 범주와 신학의 범주를 연결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순전히 과학적 설명으로 볼 수도 없고 순전히 신학적 설명으로 볼 수도 없습니다. 유신 진화는 과학에 대한 신학적 해석이기 때문입니다. 두 부류의 오해를 살펴봅시다.
첫번째 부류는 진화론 자체를 무신론으로 오해하는 사람들 입니다. 생물진화나 우주진화를 다루는 진화론(진화과학)은 그 자체가 무신론은 아닙니다. 다만 무신론자들이 생물진화론이나 빅뱅우주론을 무기로 삼아 무신론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주장한다고 해서 과학이 무신론이 되지는 않습니다. 과학은 그저 자연현상의 작동원리에 대한 설명일 뿐입니다.
과학과 신학이 서로 다른 범주를 다룬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유신 진화도 과학적 설명이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진화론을 무신론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무신론인 과학에 유신(신적 theistic)이라는 형용사를 붙일 수 있냐며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오류의 핵심은 과학을 무신론으로 오판한 점입니다.
두번째 부류는 유신 진화를 과학적 설명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입니다. 무신론자들도 유신 진화를 비판합니다. 과학은 과학이고 진화는 진화일 뿐인데, 엉뚱하게 신을 갖다 붙인다고 비판합니다. 유신 양자론이나 유신 중력론이 없듯이 유신 진화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유신 진화라는 개념이 과학적 설명이 아니라는 점을 놓치고 있습니다. 창조주를 믿는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선 과학을 신학적으로 이해하는 일이 당연합니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일은 지구의 중력 때문입니다. 뉴턴의 중력이론이 잘 설명해 줍니다. 하지만 뉴턴의 중력론을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중력을 섭리하신다고 믿습니다. 진화도 그렇습니다. 생물종의 다양성은 진화론이 잘 설명해 줍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창조주인 하나님이 진화를 사용하신다고 믿고 고백합니다. 유신 진화는 과학적 설명이 아니라 과학에 대한 신학적 해석입니다.
사진: Unsplash의Muha Ajjan
중력이라는 개념이 처음 나왔을 때 이신론의 논쟁이 있었습니다. 지구의 중력에 의해서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고, 지구의 중력에 의해서 달이 한달에 한번 지구 주위를 공전하고 모든 천체의 운동이 중력에 의해 움직인다면 하나님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근대과학 이전까지 신이 자연계에 직접 개입하여 자연현상의 원인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신들이 해와 달을 동에서 서로 실어 나른다고 보았던 고대 그리스의 우주관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뉴턴의 중력론은 하나님을 자연세계 밖으로 밀어내고 자연이 스스로 자연법칙에 따라 운행한다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이런 개념을 이신론(deism)이라고 합니다. 시계공이 시계를 만들어 놓고 사망해도 시계는 잘 작동하듯이 신이 만물을 창조했지만 자연은 신 없이 자율적으로 움직인다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신이 무용하거나 게으르거나 혹은 필요할 때만 지구를 방문해서 자연법칙을 깨고 기적을 만들어낸다는 식의 설명은 창조주 하나님의 대한 설명으로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이러한 논란은 현대의 관점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자연법칙은 하나님 없이 자연이 스스로 작동하는 원리가 아니라 하나님이 자연을 섭리하는 통치방식입니다. 하나님은 자연법칙이 작동하지 않을 때만 일하시는 것이 아니라 자연법칙 전체를 사용하십니다. 이것이 창조교리 중의 하나인 계속적 창조(creatio continua)의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그대로 진화에도 적용됩니다. 유신 진화는 과학적 개념이 아닙니다. 중력이 신 없이 일어나는 현상인지 혹은 신의 통치 행위인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신 중력이라는 말은 과학적으로 어불성설입니다. 하지만 신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중력을 신의 통치방식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신 중력이라는 개념이 가능합니다. 신학의 범주에서 신학적 설명으로 말입니다. 유신 진화도 같은 맥락입니다. 진화라는 과학을 신학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이 유신 진화입니다. 즉 유신 진화는 과학적 설명이 아니라 신학적 설명입니다.
사진: Unsplash의Aaron Burden
진화에 대한 수용
진화론을 수용해서 창조론을 파괴하고 이단적 사상을 만들어냈다고 비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오류의 핵심에는 진화론이 창조론을 파괴했다는 오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구 6천년 설이 파괴된다고 해서 혹은 창조의 역사가 138억년 이라고 해서 창조론이 파괴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창조과학자들이 주장해왔던 고정된 생물의 종, 그리고 불변하는 지구와 우주, 지구 6천년 설의 고대창조론이 위협을 받을 뿐입니다.
과신대는 과학과 신학을 섞어서 짬뽕을 만드려는 단체는 아닙니다. 다양한 신학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단체 내에 존재하지만 과신대의 기본적인 전제는 과학과 신학의 범주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과학은 과학의 영역으로, 즉 진화는 과학의 방법론으로 연구하고 비판해야 합니다. 진화에 대한 해석은 신학의 영역에서 신학적 방법론으로 연구하고 비판해야 합니다. 이 둘을 잘못 섞으면 창조과학처럼 괴물이 탄생하게 됩니다.
과신대는 과학의 결과에 대해 신학적으로 숙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것을 대화라고 부릅니다. 유신 진화는 진화라는 과학을 그리스도인들이 신학적으로 수용하고 해석하려고 노력하는 입장입니다. 이런 유신 진화가 반기독교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지구 6천년 설을 믿고 생물 종은 변할 수 없도록 창조되었다며 진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고대창조론을 고수하기 위해 신실한 과학자나 신학자를 공격합니다. 그 흐름에 일반 교인들이 호도 되는 일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사진: Unsplash의Harli Marten
생각할 문제
1. 산에서 길을 잃어 헤매다가 허기가 졌습니다. 먹을 것이 하나도 없어서 몸에 점점 힘이 빠지는데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졌습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은 뉴턴의 중력이론으로 잘 설명됩니다. 하지만 이 사과가 나에게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라고 해석하는 일은 잘못된 일일까요?
2. 엄마, 아빠로부터 온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여 수정란이 되고, 이 수정란이 자궁에서 발생하여 10개월 정도 지나면 아기가 태어납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신 방법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 자연법칙을 사용하거나 10개월이라는 시간적 과정을 사용하거나 과학적 방법으로는 창조주가 검출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사람을 창조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